▲ 한화 김성근 감독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SPOTV NEWS=신원철 기자] "SK는 좁았고 한화는 크다."

이제 육성보다 성적이다. 고양 원더스 감독이라는 '반 야인'에서 승부의 세계로 돌아온 김성근 감독은 취임하자마자 특유의 강훈련으로 선수들과 처음 만났다. 일본 고친다구장에서 진행된 한화 마무리 훈련은 모든 사진이 '포토제닉'이었다. 흙투성이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연기하지 않아도 그림이 됐다.

김 감독은 24일 SPOTV, SPOTV NEWS와의 인터뷰에서 'SK를 처음 맡았을 때와 지금의 한화를 비교해달라'는 물음에 "SK는 주전과 백업 선수 격차가 좁았고 한화는 크다"고 짧게 이야기했다.

성적 향상의 지름길을 알고 있는 김 감독이지만 한화는 지금까지 맡았던 팀 가운데 가장 힘든 길이 될지 모른다. 공(팀 OPS 0.774, 8위)과 수(팀 평균자책점 6.35로 9위, 실책 101개로 최다), 주(팀 도루 70개, 성공률 63.1%, 모두 8위) 모두 새로 시작해야 한다. 팀이 여기까지 온 데에는 김 감독의 말대로 주전과 백업의 격차도 원인을 제공했다.

올 시즌 한화에서 규정타석(396타석)을 채운 선수는 모두 5명이었다. 정근우(이하 타석/OPS, 549/0.807), 김태균(508/1.027), 펠릭스 피에(498/0.897), 송광민(421/0.825), 이용규(418/0.728)가 규정타석을 채웠다. 이어 김경언(355/0.863)과 최진행(328/0.752)이 300타석 이상 출전했다.

여기까지를 주전으로 볼 때, 리그 평균 OPS가 0.807일 정도로 타고투저가 심각했던 한 해 동안 주전급 선수 5명이 평균 이상을 찍었으니 나쁜 성적은 아니다. 삼성과 두산만 주전급 선수(330타석 기준) 가운데 6명 이상이 리그 평균보다 높은 OPS를 기록했다.

문제는 김 감독의 지적대로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데 있다. 한화에는 기존 선수들을 위협할 신진 선수도, '리바운딩'에 성공한 노장 선수도 드물었다. OPS를 기준으로 줄을 세워보면 100타석 이상 출전에 0.700 미만인 선수가 5명이다.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그 결과 괜찮은 타자 5명이 라인업에 있는데도 팀 OPS가 8위(0.774)로 저조했다.

투수력은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 10경기 이상 등판한 선수 중 리그 평균(5.21)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단 3명(안영명 5.03, 윤규진 4.63, 유창식 4.14)이다. 올 시즌 성적만 토대로 보면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는 이들이 전부다. 같은 기준으로 피OPS가 평균보다 낮았던 선수는 위 3명에 라이언 타투스코 정도. 다행히 한화는 FA 시장에서 권혁, 배영수, 송은범을 영입하며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의 '비활동기간 단체 훈련 금지'를 아쉬워했다. 팀을 재편할 시간을 그만큼 놓쳤다는 판단이다. 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 기간, 김 감독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주전을 위협할 백업 기르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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