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식 ⓒ 고양 원더스
[SPOTV NEWS=신원철 기자] 백업포수가 필요한 LG, 현재윤의 은퇴와 함께 정규식도 생각보다 빨리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LG 현재윤이 은퇴했다. 부상에 부상이 겹치면서 올 시즌 단 14경기만 출전했지만, 1군에서 뛸 만한 포수가 많지 않은 팀 사정상 전력 외 자원은 아니었다. 다만 손가락 통증이 가시지 않으면서 현역 은퇴를 택했다. LG의 오랜 숙제였던 백업 포수 찾기는 더 급한 문제가 됐다.

2014시즌 LG 주전 포수는 윤요섭으로 시작해 최경철로 끝났다. 윤요섭은 팔꿈치 부상으로 송구 능력이 크게 떨어진 뒤 공격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4월 30일 NC전에서는 도루 7개를 허용하는 불명예 기록(1경기 최다 타이)의 주인공이 됐다. LG 양상문 감독은 5월 취임 후 "포수를 트레이드해서 데려올 생각은 없다. 기존 자원으로 해보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고, 최경철이 주전으로 도약했다. 최경철은 올해 프로야구 9개 구단 포수 가운데 가장 긴 수비이닝(800⅓이닝)을 소화하는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내년 시즌에도 최경철이 주전 포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파트너가 필요하다. 최경철은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고, 시즌 중 체력 저하로 고생했다. 더욱이 경기 수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나는 만큼 백업 포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1군 경험이 없는 선수 중에서는 신인 정규식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스프링캠프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선발 당시의 기대치는 '즉시전력감'이었다.

정규식. 고양원더스가 배출한 처음이자 마지막 드래프트 지명 선수.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고양원더스를 발판삼아 프로에 복귀하거나 진출했지만 드래프트를 거친 선수는 없었다. 드래프트는 그들을 신고선수로 영입하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정규식은 달랐다. 드래프트를 넘겼다면 어느 팀에서건 탐낼 만한 선수였다.

LG에서는 양 감독과 김정민 배터리 코치가 퓨처스리그에서부터 그를 지켜봤다. 김 코치는 시즌 중반 정규식에 대해 "2군에 있던 초봄에 본 기억이 난다"며 "타격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 발도 빨랐다. 수비에서는 아직 보완할 점이 있는 선수다. 1군에서 훈련하고, 또 실전 경험을 쌓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고졸 선수와 달리 실전 경험이 많다는 점도 메리트다. 그는 "다른 포수들(지명 대상자)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정규식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김 코치는 드래프트를 약 일주일 앞두고 열린 코칭스태프 미팅에서 양 감독에게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양 감독이 먼저 정규식을 언급했고, 김 코치가 소감을 전했다. 김 코치는 "특히 고양 원더스에서 혹독한 훈련을 버텨냈다는 점도 높게 본다"고 덧붙였다.

스카우트팀 의견도 다르지 않다. 드래프트 직후 "김재성은 앞으로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정규식은 꾸준히 포수로 경험을 쌓아왔다. 어깨가 좋고 당장 프로에서 백업으로 뛸 수 있는 선수"라는 선발 이유를 밝혔다. 4라운드라는 빠른 순번에서 지명한 점에 대해서도 "만족한다"고 했다. 그가 내년 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LG 백업 포수 경쟁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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