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퍼트 ⓒ 두산 베어스
[SPOTV NEWS=박현철 기자] 언젠가부터 그는 팀 동료들을 ‘우리’로 표현했다. 그리고 딸이 한국 생활을 좋아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가 이제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프랜차이즈 스타로 더욱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두산은 29일 니퍼트와 총액 150만 달러에 2015시즌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2011년 한국 땅을 밟은 이래 두산에서만 5년차를 맞이하는 니퍼트는 2011년 처음 한국프로야구에 진출해 4시즌 동안 총 107경기에 출장해 52승 27패로 단일팀 외국인선수 최다승을 거두고 있으며 평균자책점 3.25, 탈삼진 538개를 기록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678⅓이닝을 던져 최근 4년간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으며 67회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역시 최다 기록이다.

올 시즌에도 니퍼트는 30경기 14승7패 평균자책점 3.81로 맹활약했다.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시즌에도 제 몫을 해내는 안정감은 물론 어깨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극복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조기 합류하는 투혼도 발휘했다. 다만 그의 투혼에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에이전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악명이 높은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라는 점에서 재계약 협상이 미뤄지기도 했으나 선수 본인의 마음은 이미 두산에 있었다. 이전부터 니퍼트는 동료들에 대해 ‘우리’라는 표현을 자주 했고 이닝이 끝날 때마다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하는 야수와 호수비를 펼친 야수에게 하이파이브를 잊지 않는 매너남이다.

2011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목동 넥센전에서 15승을 달성한 이후 니퍼트는 “좋은 동료들을 만난 올해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다”라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시즌 후 에이전트사에서 그를 일본 요미우리로 보낼 예정이었기 때문. 그러나 선수 본인이 일본행보다 한국 잔류를 더욱 우선시하며 선수의 의지가 한국에서의 오랜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2012시즌 니퍼트는 동료인 스캇 프록터와 함께 “우리도 동료인 만큼 투수조 벌금 사항에 저촉된다면 벌금을 지불하겠다”라며 먼저 다가섰다. 대부분 외국인 선수는 국내 선수들의 규율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니퍼트는 프록터와 함께 “우리는 동료다”라며 먼저 어깨를 펴고 동료로서 함께했다. 그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계투로 난조를 보이며 패하는 바람에 눈물을 펑펑 흘리며 자책하고 동료들에게 사과했다.

2013시즌 두산이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치르는 혈투 속에도 니퍼트는 “팀이 원한다면 최대한 내 몫을 하고 던지는 것이 우선이다. 계투 요원이 모두 힘든 데 나만이 내 몸을 아낄 수 없다”라며 역투를 펼쳤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계투 동료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역투를 펼치다 실점이 늘어나며 분루를 삼켰던 장면은 아직도 두산 팬들의 마음에 생생할 정도다. 경기 시작 전이나 훈련 때는 국내 선수들과 장난 스러운 욕설도 주고 받으며 정이 많이 쌓인 모습을 보였다.

사실 5년 연속 두산과 니퍼트의 동행은 시간 문제였다. 다만 계약 협상에 있어 세부적인 조항 조율을 놓고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니퍼트에 대한 대우에 있어 두산도 결코 섭섭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었고 니퍼트도 한국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며 지난 4시즌을 보냈다. 또 한 번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니퍼트는 단순한 외국인 선수를 넘어 ‘프랜차이즈 니느님’으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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