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천 ⓒ NC 다이노스
[SPOTV NEWS=박현철 기자] “나는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은퇴를 수없이 생각했던 선수다. 몇 승을 거두겠다는 것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최우선이다”.

한때 그는 엄청난 비난 공세 속에서 살았다. 그를 쏘아붙이는 팬들의 냉대에 은퇴 생각도 하루 수십 번씩 했다. 올 시즌에도 전반기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그대로 사라지는 듯 했으나 후반기 그는 150km 광속구를 되찾으며 불펜 한 축으로 자리했다. NC 다이노스 이혜천(35)이 이제는 다음 시즌 꾸준한 출장 기회와 공헌을 위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1998년 두산의 전신 OB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혜천은 2009년 일본 야쿠르트 진출 전까지 선발-계투를 가리지 않고 등판한 두산의 전천후 좌완이었다. 일본에서의 두 시즌 기대했던 바를 충족하지 못하고 두산으로 돌아왔던 이혜천. 그러나 복귀 후 두산에서의 세 시즌은 그에게도 팬들에게도 악몽과 같았다. 20대 시절의 구위가 아니었던 데다 제구난이 여전하면서 팬들의 비난이 극심했다.

결국 이혜천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라운드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혜천의 성향이 어떤지 잘 아는 김경문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가 재직 중인 팀. 올 시즌 전반기에도 이혜천은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비난을 피하지 못했으나 후반기 원종현(27), 이민호(21)와 함께 불펜 150km 트리오로 활약했다.

특히 비슷한 스리쿼터 스타일에 던지는 손이 다른 원종현과의 조합은 굉장히 뛰어났다. 원종현이 150km대 중반까지 이르는 광속구를 던졌기 때문에 NC 불펜진은 이혜천의 존재로 계투진의 거울 효과를 내뿜을 수 있었다. 이헤천의 시즌 전체 성적은 25경기 1승2홀드 평균자책점 3.00인데 후반기만 따지면 20경기 1승2홀드 평균자책점 1.20으로 뛰어났다.

현재 이혜천은 선배 손민한과 함께 호주에서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국내와 완전히 다른 절기인 만큼 따뜻하고 습하지 않은 날씨에서 전지훈련 합류 전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야구가 너무 되지 않았고 비난도 많이 받다보니 마음고생이 심했다. 은퇴도 수없이 생각했고. 하루는 아내가 참고 보다 못해 ‘당신이 원하면 은퇴하고 새 출발하기로 하자’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그랬던 내가 아직도 뛰고 있네”.(웃음)

성적과 별개로 이혜천은 팀워크 강화에 힘을 쏟았던 선수 중 한 명이다. 두산 시절 전 동료인 故 이두환(2012년 12월 21일 별세)이 대퇴골두육종으로 투병할 때 가장 먼저 앞장 서 자선 행사를 계획했고 고인의 부모를 위로한 선수가 바로 이혜천이다. NC 이적 후 야수조 맏형 이호준은 “혜천이가 활발한 모습으로 팀워크를 탄탄히 하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어 고맙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호준이 도맡던 역할을 이혜천이 나눠서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은퇴까지 심각하게 고민했던 선수다. 그래서 다음 시즌을 위해 거창한 목표를 세우거나 하는 것은 없다. 팀이 원하는 순간 힘을 보태고 도움이 되기 위해 지금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선수로서 내 기본 도리다”. 자신이 다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은 것만으로도 이혜천의 2014시즌은 충분히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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