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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혼자' 그로저, 삼성화재 '변화' 필요하다

작성일: 2016.03.15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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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괴르기 그로저(32, 삼성화재)는 마지막까지 혼자였다.

삼성화재는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2005년 프로 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배구 명가'의 자존심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그로저는 26점을 뽑으면서 고군분투했으나 경기를 뒤집기 어려웠다. OK저축은행은 서브로 삼성화재 리시브를 흔들어 속공을 쓰기 어렵게 만든 뒤 그로저 앞에 블로커 3명이 뜨는 작전을 썼다. 부담이 되는 건 당연했다. 3세트 중반에는 어깨에 무리가 왔다. 이후 코트를 벗어나는 공격이 늘었고 그로저가 저지른 범실 15개 가운데 6개가 4세트에 나왔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어깨가 조금 안 좋았던 거 같다"며 그로저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유럽에서 뛸 때 어깨가 안 좋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던 거 같다. 끝까지 잘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격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까지 신경 썼다. 그로저는 1차전에 리시브가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OK저축은행으로 흐름이 넘어가자 동료들을 다독였다. 임 감독은 "그로저가 이런 경기를 많이 치러 봤으니까 선수들에게 '전투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더라. 저는 경기 안 풀릴 때 선수들이 코트에서 머리 숙이는 거 가장 싫어한다. 그로저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했다.

외로운 싸움이었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이 흔들릴 때 송명근과 송희채가 힘을 보태면서 경기를 풀어 갔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점수를 보면 서브랑 리시브에서 세트마다 승패가 갈렸다. 제일 중요한 건 시몬이 떨어질 때 (송)명근이가 다 떨어진 거 주워 담았다"며 송명근의 활약을 높이 샀다. 그러나 삼성화재에는 그로저가 흔들릴 때 공격을 뚫어 줄 선수가 없었다.

기록이 증명한다. 송명근은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1개를 포함해 20점을 올리면서 26득점 한 시몬과 대등한 활약을 펼쳤다. 삼성화재에서는 류윤식이 그로저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뽑았는데, 9득점에 그쳤다. 고준용은 2득점, 1세트에 선발 출전한 최귀엽은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하고 2세트부터 웜업존을 지켰다.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국내 공격수의 성장이 절실하다. 삼성화재는 지난해부터 OK저축은행과 포스트시즌에서 5차례 만나 모두 졌다. 김세진 감독은 올해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외국인 선수가 레프트(레오)에서 라이트로 바뀐 거 빼면 큰 변화는 없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공격 옵션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 삼성화재가 자존심을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 괴르기 그로저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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