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기훈(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 염기훈(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수원, 허윤수 기자] 득점이 없었던 수원삼성 팬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낸 순간이 있었다. 바로 염기훈(39)이 출격 지시를 받았을 때다.

수원이 제주유나이티드에 0-1로 뒤진 후반 중반. 몸을 풀던 염기훈이 벤치의 호출을 받았다. 올 시즌 첫 출격이었다. 이 모습을 본 수원 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그의 마지막 시즌 출발에 힘을 보탰다.

교체 투입 지시만으로 많은 지지를 받은 염기훈은 후반 33분 더 큰 박수 소리와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프로 17년 차지만 모든 게 새롭고 마지막인 이번 시즌이다. 염기훈은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겠다고 선언했다.

염기훈은 지난 1월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를 통해 “처음부터 한국 나이로 40세까지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나이까지 하는 게 큰 영광이었다”라면서 “지도자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늦은 나이일 수도 있지만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컸다”라며 은퇴 배경을 밝혔다.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먼저 은퇴를 예고하는 게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이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강하다”라면서 각오를 전했다.

염기훈은 “팬들과 헤어지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나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팬들에게 운동장에서 큰 환호를 받았던 게 선수로서 마지막일 수도 있다. 서로 헤어지는 시간을 두면서 예의를 갖춘다면 마지막을 멋지게 보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라며 일찍 은퇴 소식을 전한 이유도 밝혔다.

이날 염기훈의 바람은 그대로 이뤄졌다. 수원 팬들은 매 경기 매 순간이 소중할 염기훈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염기훈도 10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마지막 발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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