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미첼 페레이라(28, 브라질)는 붕붕 날아다녔다. 경기에서 꼭 공중제비를 돌았다.

그래서 종합격투기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기묘한 섬네일 사진을 많이 갖고 있다.

국내 단체 로드FC에서부터 끼를 부렸다. 돌고 돌고 또 돌았던, 2019년 2월 23일 로드FC 052 김대성과 경기 영상은 유튜브에서 2500만 번 재생됐다.

2019년 5월 UFC에 진출해서도 텀블링 본능을 주체하지 못했다. 옥타곤 데뷔전에서 폴짝폴짝 뛰어다니더니 플라잉니로 대니 로버츠를 바닥에 눕혔다.

그림을 하나씩 만드는 데 선수였다.

2020년 2월 디에고 산체스에게 반칙 그라운드 니킥을 차는 바람에 다 잡은 경기에서 실격패했다. 2020년 9월 계체 페이스오프에서 자신의 얼굴에 손을 댄 젤림 이마다예프에게는 경기 중 손바닥으로 뺨을 때렸다. 지난해 7월 누워 있던 니코 프라이스에게 '백 텀블링'을 하기도 했다.

그랬던 우리 페레이라가 달라졌다. 돌지 않는다.

지난 1월 <UFC 270> 안드레 피알류와 경기까지는 '페레이라 스타일'이 남아 있었다. 1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특기 중 하나인 '철장 밟고 슈퍼맨 펀치'를 보여 줬다. 2라운드에는 기습적으로 롤링 선더를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UFC 파이트 나이트 206> 산티아고 폰지니비오와 대결에선 위협용 플라잉니 모션을 보여 줬을 뿐이다.

유효 타격 적중 횟수 110회, 테이크다운 성공 횟수 0회, 그리고 공중제비 횟수 0회. 페레이라답지 않은 정석적인 경기 운영이었다.

사실 공중제비를 시도할 여유가 없기도 했다. 폰지니비오가 계속 압박하며 싸움을 거는 바람에 공간이 안 나왔다. 15분 동안 오롯이 상대에게만 집중해야 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효율성에 집중한 덕분에 3라운드 종료 2-1 판정승했다. 웰터급 13위 폰지니비오를 잡아 랭킹 진입이 확실시된다. 톱 10을 노릴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선다.

페레이라는 앞으로 폰지니비오보다 더 강한 파이터들을 상대한다. 더군다나 레슬러 천국인 웰터급 톱 10에서 공중제비는 나오기 힘들다. 기묘한 섬네일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잠시도 한눈팔아선 안 되는 UFC 웰터급 '샤크 탱크'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팬들은 페레이라의 곡예를 그리워할 법하다.

대신 페레이라는 옥타곤 밖에서 재밋거리를 팬들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입으로 공중제비를 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스탁턴 슬랩'으로 유명한 네이트 디아즈와 대결하면 재밌겠다고 밝혔다. 뺨 때리기 고수들끼리 붙어 보자는 제안이다. "원더보이(스티븐 톰슨)와 싸울 준비가 됐다"고도 했다.

호르헤 마스비달도 건드렸다. "마스비달이 내 아내에게 양손을 모아 기도하는 손 모양 이모티콘을 DM(메시지)으로 보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그에게 물을 기회가 없었다. 옥타곤에서 싸우면서 풀었으면 한다"고 했다.

마스비달은 어이없다는 듯 반응했다. "돈을 벌기 위해 아내를 팔다니! 나랑 싸우려고 이야기를 꾸며 내고 있다"고 성냈다.

페레이라의 아내 지나 아미르가 직접 등판해 사태 진정에 나섰다. "사회는 늘 흥분되는 걸 기대한다. 스토리가 있어야 팔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실을 꼬아서 이야기를 만드는 건 잘못"이라며 남편의 말실수를 탓했다.

페레이라의 '혀 공중제비'는 아직 수련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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