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35)은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은 은퇴를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10일(한국 시간) UFC 273에서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에게 TKO로 지고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낀 것 같았다"며 은퇴를 언급한 정찬성.
심사숙고 끝에 18일 인스타그램으로 당장 글러브를 벗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에 대한 핑계가 아닌 제 자신에 대해 후회도 많이 남아요. 그 경기가 100%의 내가 아니었다는 걸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제 소신처럼 시합으로 보여 주는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서, 다음 시합 한 경기는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왕이면 한국 팬들 앞에서 싸우고 싶다고 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세우지 못하겠습니다. 일단 한 경기. 서울에서 하겠습니다. 시합을 열어 주세요"라면서 UFC, 데이나 화이트, CJ이엔엠, tvN스포츠에 태그를 걸었다.
이 소식에 가장 먼저 움직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랭킹 8위 기가 치카제(33, 조지아)다. 정찬성의 재기를 다짐하는 글에 "코리안 좀비, 싸워 보자(Korean Zombie, Let's do it)"고 반응했다.
치카제는 킥복서 출신으로 2015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14승 3패를 기록 중이다. UFC에서 7승 무패를 달리다가 지난 1월 레슬링 약점을 드러내며 캘빈 케이터에게 판정패했다.
치카제는 예전부터 정찬성을 얕봤다. 지난 1월 맥스 할로웨이 대신 타이틀 도전권을 받은 정찬성의 실력을 평가절하했다. 자신이 더 도전자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7경기에서 코리안 좀비는 4승 3패고, 난 UFC 들어와 7승 무패다. 볼카노프스키가 날 피하는 이유다. 이해한다. 볼카노프스키는 이미 죽은 상대와 싸운다. 정찬성은 좀비다. 날 봐라. 새 얼굴이고, 뉴 블러드다. 새롭게 등장한 싸움개고 닌자다. 난 여기 있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케이터에게 완패한 직후엔, 엄한 정찬성에게 짜증을 냈다. 정찬성이 트위터에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있는 남자 이모티콘'을 올린 것을 보고 갑자기 폭발했다. 인스타그램으로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더니, 뜬금없이 정찬성을 욕했다.
"진정한 서포터들에게 감사합니다. 모두를 사랑합니다. 여러분을 위해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주변에 가짜들이 많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코리안 좀비는 꺼져! 누군가의 패배에 행복을 느끼는 넌 정말 싸구려 인간이야."
정찬성이 재기를 다짐했지만, 다음 상대가 누가 될지는 미지수다. 복귀 시점을 아직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찬성은 지난달 경기 후 회복하는 중이라 근시일 내에 다음 출전을 결정하진 않을 전망이다. 치카제의 경우 정찬성이 복귀전을 타진할 때까지 계속 기다릴지 결정해야 한다.
정찬성은 타이틀전 패배로, 라이트급으로 올라가 싸우지 않는 이상 페더급 하위 랭커와 대결이 불가피하다. 가능성 있는 후보는 6위 아놀드 앨런, 8위 기가 치카제, 9위 브라이스 미첼 정도다.
예정된 페더급 랭커 주요 경기는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1위 맥스 할로웨이(7월 3일 UFC 276)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 vs 3위 야이르 로드리게스(7월 17일 UFC 파이트 나이트) △4위 캘빈 케이터 vs 7위 조시 에밋(6월 19일 UFC 온 ESP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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