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송고 박종호 감독이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청담고를 2-1로 물리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 백송고 박종호 감독이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청담고를 2-1로 물리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뜻깊은 전국대회 첫 번째 승리를 거둔 백송고 박종호(49) 감독의 표정에는 미소가 흘러넘쳤다. 이제 막 사령탑으로서 출발한 터라 고민할 것도, 걱정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이날만큼은 승리의 기쁨을 즐기고픈 눈치였다.

박종호 감독이 이끄는 백송고는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청담고를 2-1로 물리쳤다. 선발투수로 나온 3학년 우완투수 문정현이 8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8번 중견수 이선명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면서 승리를 뒷받침했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의 백송고는 아직 야구부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학교다. 2015년 창단해 올해로 8년차가 됐다. 전국대회 최고 성적 역시 2020년 청룡기 8강 진출이 전부이고, 배출한 프로선수로는 조영건과 강원진, 김도현 등 3명뿐이다.

이처럼 아직은 고교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백송고는 지난해 11월 박종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프로 무대에서 익힌 다양한 경험으로 선수단을 잘 이끌어달라는 바람을 담았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다양한 기록을 새로 쓴 우투양타 내야수였다. 2000년 타율 0.340으로 KBO리그 유일무이한 스위치히터 타격왕이 됐고, 2003년부터 2004년까지는 39경기 연속 안타라는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또, 현대 유니콘스와 삼성 라이온즈를 거치며 한국시리즈 우승만 6차례를 경험했다.

2010년 LG 트윈스에서 은퇴한 박 감독은 이후 LG 수비코치와 국군체육부대(상무) 수비코치를 역임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수석코치를 지낸 뒤 백송고에서 고교야구 지도자로 새로 출발하게 됐다.

▲ 백송고 박종호 감독이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청담고와 1회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펑고를 치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 백송고 박종호 감독이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청담고와 1회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펑고를 치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이날 사령탑으로서 처음 전국대회 승리를 맛본 박 감독은 먼저 “청담고가 강한 상대라 걱정을 했는데 마음을 비워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 주말리그 후반기 우승을 만들어준 선수들이 이렇게 전국대회에서도 강적을 꺾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문정현이 최근 연습경기에서도 컨디션이 좋아서 기대를 했다. 그래서 선발투수로 내보냈는데 기대보다 100% 이상을 해줬다”고 수훈선수를 칭찬했다.

프로에선 잔뼈가 굵지만, 고교야구 사령탑은 처음인 박 감독은 “아무래도 아이들의 진학이 가장 큰 걱정이다. 내가 더 관심을 가지고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또,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까 감정 컨트롤 측면에서 기복이 조금 있다. 그래서 내가 아이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뛰어난 교타자 겸 안정적인 2루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 감독. 선수로서의 강점은 지도자가 돼서도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 이날 백송고는 경기 도중 이따금 수비 시프트를 걸면서 청담고 타선을 압박했다.

박 감독은 “고교야구라도 기습번트를 대지 않는 타자가 나오면 수비 시프트가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정적인 것보다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운동장에선 선수들이 즐거운 기분으로 뛰게 하고 싶다.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든 부분이 이런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1회전을 통과한 백송고의 다음 상대는 대전고다. 에이스 송영진이 버티고 있는, 역시 만만치 않은 강호다.

박 감독은 “전국대회는 축제인 만큼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덜고 즐기자’고 이야기했다. 대전고전도 그런 분위기로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의외의 이변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앞서 열린 1회전에선 충암고가 성남고를 9-1 7회 콜드게임 승리로 제쳤다. 인상고와 유신고의 경기는 비로 하루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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