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
▲ 차준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21, 고려대)이 올 시즌 첫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

차준환은 다음 달 1일(이하 한국시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챌린저 대회 네펠라 메모리얼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선다.

지난 2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최종 5위에 올랐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16살의 나이에 15위를 차지했던 그는 4년 뒤 베이징 대회에서 순위를 10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애초 '톱10' 정도가 적당한 수준의 목표로 예상됐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피겨 스케이팅에 새로운 성과를 남겼다.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한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ISU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4월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부서진 부츠로 프리스케이팅을 기권했다.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차준환은 시니어 데뷔 이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올림픽을 마친 뒤 국내에서 개인 훈련에 전념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새 프로그램 안무를 받았다.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전 아이스댄스 스케이터인 셰린 본(46, 캐나다)에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안무를 모두 받았다.

베일 속에 가려졌던 그의 새 프로그램은 파격적이었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차준환은 "새 프로그램은 나름 도전적이고 쇼트와 프리 모두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장르다. 지난 시즌과는 색다른 작품"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 차준환 ⓒ스포티비뉴스DB
▲ 차준환 ⓒ스포티비뉴스DB

쇼트프로그램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미국)의 메들리 곡이다. 그룹 잭슨스 시절의 곡이었던 'Can You Feel It'과 솔로 시절 히트 곡인 'Immortal Megamix', 'Billie Jean'을 한데 섞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제임스 본드로 변신한다.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인 최신작인 'No Time to Die(노 타임 투 다이)' 사운드트랙이 차준환의 새로운 프리스케이팅 곡이다.

그동안 주로 고전적인 곡으로 경기를 펼쳤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변신이다. 

또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선택했다. 차준환은 "기술적인 구성을 높이는 것은 늘 고민하고 있고 시도해 볼 생각은 항상 있다"고 밝혔다.

아직 새로운 시즌에 선보일 차준환의 새 기술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쿼드러플(4회전) 살코와 토루프를 쇼트와 프리 프로그램에서 모두 3번 시도했다. 장기인 쿼드러플 살코 뒤에 더블 토루프를 붙여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어왔지만 올 시즌에는 후속 점프를 3회전으로 늘릴 예정이다.

▲ 차준환
▲ 차준환

차준환의 장점은 점프 및 비 점프 요소를 모두 고르게 잘한다는 점이다. 어느덧 6번째 시니어 시즌을 눈앞에 둔 그는 한층 농익은 스케이팅 스킬과 표현력을 펼칠 것으로 여겨진다.

차준환은 "높은 구성의 기술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프로그램 전체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과 프로그램을 모두 살리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본격적인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눈앞에 둔 그는 이번 네펠라 메모리얼과 다음 달 5일 핀란드 에스푸에서 개막하는 핀란디아 트로피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1차 목표는 다음 달 21일 ISU 그랑프리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다. 이 대회에 앞서 두 개의 챌린저 대회에서 새 프로그램을 점검한다.

슬로바키아 빙상연맹은 인스타그램에 차준환을 "한국 대표인 차준환이 브라티슬라바에서 새 시즌 첫 대회에 출전한다. 그는 마이클 잭슨과 제임스 본드로 변신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 차준환을 소개한 슬로바키아 빙상연맹 ⓒ슬로바키아빙상연맹 인스타그램 캡처
▲ 차준환을 소개한 슬로바키아 빙상연맹 ⓒ슬로바키아빙상연맹 인스타그램 캡처

개인 최고 점수를 볼 때 차준환은 이번 네펠라 메모리얼 우승 후보다. 시니어 데뷔 이후 차준환은 아직 ISU 챌린저 대회 우승 경험이 없다. 그는 2018년 핀란디아 트로피와 어텀 클래식에서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 시즌 동안 학업과 훈련을 병행한 차준환은 지난여름 한 달간 국가대표 동료들과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처음 경험한 선수촌 훈련으로 한껏 기량을 끌어올린 그는 후배 김한길(19) 김현겸(16)과 함께 빙판에 선다.

올 시즌 전망에 대해 차준환은 "올 시즌 목표도 비슷하다. 한 시즌 한 시즌 차근차근히 해나갈 생각이며 부상 없이 스스로 만족할만한 경기를 잘 풀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 싱글은 이해인(17, 세화여고)이 나선다. 이해인은 1, 2차에 걸쳐 치러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선발전에서 최종 3위에 그치며 2장이 걸려있는 출전권을 아쉽게 놓쳤다.

그러나 올해 ISU 4대륙선수권대회서 은메달을 따내며 아쉬움을 만회했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7위를 차지했고 이어 출전한 트리글라프 트로피에서는 우승했고 에그나 스프링 트로피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 이해인
▲ 이해인

올 시즌 두 번째 시니어 시즌에 도전하는 이해인도 그랑프리 대회를 앞두고 새 프로그램 적응에 나선다.

이해인 역시 이번 네펠라 메모리얼 여자 싱글의 우승 후보다. 그는 올해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시니어에 데뷔하는 이사벨 레비토(미국)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지현정 코치 팀에서 훈련 중인 차준환과 이해인은 함께 출국해 현지에서 적응 중이다.  

차준환은 한국 시간으로 다음 달 1일 새벽 열리는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선다. 이해인이 출전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30일 저녁에 진행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