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츠버그는 맥커친 이적 후 그의 등번호 22번을 임시결번처럼 비워놨다.
▲ 피츠버그는 맥커친 이적 후 그의 등번호 22번을 임시결번처럼 비워놨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은 이런 미래를 예상하고 있었을까. 재정 형편상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했던 프랜차이즈 스타의 등번호가 6년 만에 주인을 찾았다. 피츠버그로 돌아온 앤드루 맥커친은 전성기였던 과거에도, 1년 계약을 맺고 돌아온 지금도 22번이다. 

맥커친은 2005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은 뒤 200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2017년까지 메이저리그 9시즌, 마이너리그 시절을 포함하면 13년을 피츠버그에서 보냈다. 5년 연속 올스타 선발에 4년 연속 실버슬러거 수상, 그리고 2013년 내셔널리그 MVP까지 피츠버그에서 이룬 일이 많다. 

해적선장 맥커친을 앞세운 피츠버그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저비용 고효율, 스몰마켓팀 운영의 모범사례로 꼽혔다. 땅볼 유도형 투수를 모으고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를 도입한 혁신적인 팀이기도 했다. 그러나 맥커친과 피츠버그의 인연은 영원하지 못했다. 

피츠버그는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맥커친을 트레이드했다. 친정 팀을 떠난 맥커친은 5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양키스, 필라델피아, 밀워키 4개 팀을 전전하며 아슬아슬하게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비록 1년 계약이지만 피츠버그에 전격 복귀했다.

돌아온 맥커친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썼던 등번호 22번을 그대로 쓴다. 그동안 피츠버그에서는 누구도 이 번호를 갖지 못했다. 최고 유망주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던 번호가 주인을 찾았다. 

▲ 피츠버그의 상징 같은 선수였던 맥커친.
▲ 피츠버그의 상징 같은 선수였던 맥커친.

맥커친은 자신이 22번을 유지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이 번호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원래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켄 그리피 주니어의 24번을 원했는데, 당시 피츠버그에서는 톰 고르젤라니가 24번을 달고 있었다. 그런데 고르젤라니가 2009년 트레이드되고 나서도 맥커친은 22번을 그대로 유지했다. 

맥커친은 "2009년 시즌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내 유니폼을 입고 있는 걸 보고 이렇게 멋진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었다. 22번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필라델피아에서 22번을 썼고, 양키스에서는 26번을 달았다. 지난해 밀워키에서만 24번을 썼다. 

다시 22번을 쓰게 된 맥커친은 "이 번호를 지켜준 분들께 감사하고, 이 번호를 원한다고 말하지 않았던 선수들을 존경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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