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WBC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 한국 ⓒ연합뉴스
▲ 2023년 WBC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 한국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라이언 사도스키(41)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3년간 뛰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81경기에 나가 29승24패1홀드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했다.

공도 잘 던졌지만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 야구를 무시하고 한국 문화에 녹아들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가 많았던 게 사실. 그러나 사도스키는 달랐다. 한국어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한국 문화를 분석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사도스키는 현역 은퇴 후 롯데 프런트로 일하기도 했고, 지금도 야구와 관련된 개인 회사를 운영하며 야구와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사도스키는 KBO리그의 황금기를 경험한 선수다. 2006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성공,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대성공을 거둔 한국 야구는 2008년부터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도스키가 뛰었던 그 시점은 KBO리그 역사상 가장 관중이 많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2023년 WBC의 실패는 남일이 아닐 법하다.

사도스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로 자신이 보는 한국 야구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짚었다. 사도스키는 “2023년 WBC 대회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은 한국 야구는 갈림길에 서 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이 한국 야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글을 열었다.

사도스키는 한국 야구의 하락세가 시작된 2013년 WBC(본선 1라운드 탈락)에 대해 “한국 대표팀의 전력 분석 부족이 드러난 시점”이라고 회상하면서 “2013년 WBC 네덜란드전 패배 이후, 한국 야구 대표팀은 계속해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지만 2021년 올림픽과 2023년 WBC 대회만큼 실망스러운 정도는 아니었다. 야구팬과 전문가가 제시한 개선 방안은 근시안적으로 보였다. 이런 방안은 미래 국제 대회에서 KBO리그가 앞장서는 데 꼭 필요한 장기적 비전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사도스키는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김하성(샌디에이고) 등에서 보듯 한국 야구에 스타와 재능은 충분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향후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뛸 기회를 얻게 될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도 여러 명 있다”면서 한국 야구가 계속해서 좋은 재능을 배출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KBO리그 차원에서의 선수 육성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 육성 실패의 가장 원인으로 짚은 건 적절하게 사람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도스키는 “지난 4년 동안 KBO 구단은 인스트럭터, 총괄, 그리고 새로운 프런트 경영진을 영입해 KBO리그 육성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신호를 보였다. 불행하게도 이런 팀들은 이름값을 추구하는 데 시간을 낭비했다”면서 자동차 업계에 빗대 정체돼 밀려난 포드나 제네럴 모터스에 비교하기도 했다.

사도스키는 “가르치고, 평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데려온 사람들이 결과보다는 이미지를 파는 데 더 유능한 ‘세일즈맨’이었다. 지나고 보면, ‘세일즈’를 하러 온 사람은 유능한 코치, 평가자, 또는 프런트 임원을 배출하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솔직히 말해 이렇게 고용된 사람들 대부분이 KBO에서 경력을 시작하기 전에 해외에서 실패했고, 잘못된 인사로 여겼다”고 비판했다.

사도스키는 “한국 야구팬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최상의 경기력을 요구할 자격이 된다”면서 “이제 KBO 구단과 한국 야구가 비효율적인 사고방식으로 국가 대표팀을 부진하게 한 인물과 방식을 뒤로 하고, 10~15년 전 한국 야구의 명성을 점진적으로 되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개발자와 이를 평가할 사람을 선택할 때가 됐다. 리그 차원에서 국제 무대 실패를 인정하고 더 잘하겠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긍정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인사의 세대 교체’를 주문했다.

만약 그렇다면 점진적으로 과거의 영광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사도스키는 “변화의 물결이 다가올 때 한국 야구는 충분한 재능과 국제 무대에서 다시 상위권으로 반등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그 순간이 곧 다가오길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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