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12년을 기점으로 강팀으로 탈바꿈한 워싱턴의 포스트시즌은 유독 풀리지 않는다.

정규 시즌엔 폭팔했던 공격이 가을에 들어서면 잠잠하다. 팀은 공격력 부진으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 가을 역시 그랬다. 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첫 경기에서 9회까지 2안타로 묶인 끝에 0-3으로 허무하게 영패 했다. 선발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7회까지 전력 투구로 컵스 타선을 2실점 비자책점으로 묶는 호투를 하고도 포스트시즌 첫 승 대신 2번째 패를 떠안았다.

중심 타자 브라이스 하퍼는 이날 4타수 1안타 1삼진에 그쳤다. 지난해 24타석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35에 머물렀는데 올 시즌에도 출발이 나빴다.

하루 뒤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2차전에서도 같은 흐름이었다. 이날 역시 컵스 선발 존 레스터에게 쩔쩔 맸다. 1회 앤서니 랜던의 솔로 홈런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득점에 실패했다. 2회부터 4회까진 삼자범퇴로 묶였다. 그사이 선발투수 지오 곤잘레스가 홈런 2방을 얻어맞아 8회까지 1-3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8회 반전이 일어났다. 하퍼가 살아났다. 이날 경기에서 안타가 없던 하퍼는 1사 1루에서 시카고 불펜 투수 CJ 에드워드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정규시즌에서 보여 줬던 그의 전매특허 홈런 스윙이었다.

하퍼가 불을 지피자 타선이 식지 않고 컵스 마운드를 두드렸다. 랜던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마이크 몽고메리로 투수가 바뀌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다니엘 머피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짐머맨이 왼쪽 담장을 넘겼다. 순식간에 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더스틴 베이커 감독은 하퍼의 포스트시즌 부진에 "그의 능력을 믿는다"고 감쌌다. 이날 하퍼의 홈런은 중심 타자로서 감독의 믿음에 응답한 결과물, 팀을 깨운 한 방이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워싱턴은 오는 10일부터 시카고 컵스 홈 구장 리글리필드에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과 4차전에 나선다.

하퍼는 "난 우리 팀의 능력을 단 한번도 의심한 적 없다"며 "리글리필드는 편하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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