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2017 한국체육⑸] 최강희 전북 감독② 중국행 거절, 우승보다 높은 가치
작성일: 2017.01.07 06:00
김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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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덕중 기자]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은 지 어느새 11년이 흘렀다.
멋 모르고 출전한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첫 우승의 단 맛에 흠뻑 취했다. 2011년 두 번째 ACL 우승컵을 품을 기회가 왔지만 억울하게 놓쳤다. 이후 ACL에 대한 우승의 간절함을 가슴 깊이 아로 새겼다. 그 간절함의 정도가 커질수록 완벽한 준비를 위한 채찍질은 스스로를 향할 때가 더 많았다. 지난해 12월, 마침내 10년 만에 다시 ACL 우승을 차지했고 AFC 감독상까지 거머쥐면서 이제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상징성까지 갖춘 최강희 전북 감독 얘기다.
지난해 연말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최 감독은 전북에서 격은 11년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구단 비전을 제시했고 구체적인 단계별 실행 계획을 세워 최종 목표에 다다를 때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원칙과 신념이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았고, 외형적인 팽창이 아니라 근간을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두 번째 ACL 우승은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는 주변국 상황과 맞물려 K리그 전체에 대한 고민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까지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다음은 최 감독과 일문일답.
-이동국 선수가 파주에서 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2017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동국 선수는 아이가 다섯이기 때문에 5년 더 하기로 했다(웃음). 이동국 선수는 전북과 2017년 시즌까지 계약돼 있다. 2017년이면 이동국 선수도 한국 나이로 39살이다. 몇년이 됐든 선수 생활을 더 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 팀에서 이동국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새로 온 선수들이 이동국 선수를 보고 저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구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또 이동국을 비롯한 노장 선수들이 전북만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상징적인 선수가 오래 함께 있으면 팀에는 더욱 좋다. 다른 포지션도 아닌 최전방 공격수가 40살 가까이 선수 생활을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내년 ACL 조별리그에서 중국 장쑤쑤닝과 또 같은 조에 편성됐는데
장쑤도 장쑤지만 최용수 감독과 또 만난다는 게 징그럽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과 K리그 경기를 치를 때 고민이 많았다. 다른 팀들과 경기할 때는 공격적인 전북 스타일을 유지했는데 서울전에서는 스리백을 써야 하나 수비라인을 내려야 하나 등등의 고민이 많았다. 지난 시즌 도중 중국으로 갔기 때문에 당분간은 머리 안아프겠구나 싶었는데 ACL 예선 첫경기부터 장쑤 최용수 감독을 다시 만나게 됐다.
장쑤는 중국 리그에서도 투자를 많이 하는 팀으로 꼽힌다. 그만큼 최근 중국 팀들이 ACL에 대한 집중도가 좋고 성적도 내고 싶어 한다. 장쑤와는 또 2시즌 연속 같은 조에 편성됐는데 재밌는 현상이다. 만만치 않지만, 그러나 한번 경험이 있다. 준비를 잘 하겠다.
-2016년 중국 진출 루머가 있었다. 지난 일인데 시원하게 밝혀달라.
솔직히 얘기하면 중국 구단에서 구단주, 부회장까지 찾아와 감독직을 제안한 적도 있다. 이들은 내게 K리그에서 얻을 것이 뭐가 있느냐며 중국으로 와서 별을 달자는 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지금 전북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내가 데려온 경우다. 그 선수들의 눈을 보고 있으면 도저히 이직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2016년에는 불명예스럽게도 심판 매수 사건도 있었다. 어떤 책임도 없이 시즌 도중에 팀을 나간다는 사실도 생각할 수 없었다. 전북에서 그동안 했던 수많은 일들을 생각하면 ACL 우승에 모든 것을 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잔류 결정을 한 뒤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고난을 극복한 뒤 ACL 우승을 차지해 훨씬 더 보람이 있었던 것 같다. 예전부터 전북과 아름다운 퇴장을 하는 꿈을 키워 왔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아직도 전북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전북과 함께 더 집중할 것이다.
-11년 동안 전북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는데
홈에서 빠른 공격 축구를 원하는 이유는 당연히 홈팬들을 위해서다. 홈경기에서는 1분 1초라도 허투로 시간을 보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선수들에게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수비수들까지 모험적인 경기를 해서 골을 넣는다. 자주 요구하다 보니 선수들이 마치 몸에 베인 것처럼 경기를 한다.
2015년 시즌 이후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이 굉장히 뜨거워졌다. 경기장이 뜨거워졌다는 것은 플레이에 대한 몰입도가 깊어졌고 팬들이 다같이 즐기는 일종의 축구 문화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열광적인 경기장 분위기, 전북의 응원 문화 등이 K리그 전체로 파급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쩌면 우승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다.
-2017년 국내에 다양한 축구 이벤트가 있다. 전주성 같은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나.
대표팀 성적이 중요하다. 한국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진출해야 한다. 대표팀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대표 선수들은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분위기만 형성되면 충분히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FIFA U-20 월드컵도 국내에서 열린다. 젊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주기 바란다.
전북은 ACL 2연패에 도전한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리빌딩을 통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홈에서 수준 높은 경기를 하고 싶다. 홈팬들이 열광하고 좋아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전북만의 독특한 경기장 문화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고마운 팬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훨씬 더 수준 높고 즐거운 축구를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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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 기자 djk@spotvn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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