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시모나 할렙(25, 루마니아, 세계 랭킹 4위)과 엘레나 오스타펜코(20, 라트비아, 세계 랭킹 47위)가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했다.
할렙은 9일(이하 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해 두 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5, 체코, 세계 랭킹 3위)를 세트스코어 2-1(6-4 3-6 6-3)로 이겼다.
할렙은 2014년 이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우승 컵을 놓고 마리아 샤라포바(30, 러시아)와 접전을 펼쳤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3시간이 넘는 접전 끝에 우승을 놓친 할렙은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다.
이후 그랜드슬램 우승에 도전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 할렙은 프랑스오픈을 앞두고 펼쳐진 유럽 클레이코트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스페인 마드리드 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했고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에서는 준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한 그는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롤랑가로스 결승 무대에 선다. 만약 할렙이 우승할 경우 이번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안젤리크 케르버(29, 독일, 세계 랭킹 1위)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에 오른다.
반면 지난해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플리스코바는 프랑스오픈 첫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그는 올해 최고 성적을 냈다. 세계 랭킹 3위인 그는 할렙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할 경우 세계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할렙의 끈질긴 수비에 무릎을 꿇었다.

할렙은 플리스코바와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우위를 보였다. 여자 프로 테니스(WTA) 투어에서 15번 정상에 오른 할렙은 첫 그랜드슬램 우승에 도전한다.
1세트 1-1에서 할렙은 첫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후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이기며 3-1로 앞서갔다. 플리스코바는 추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세트 막판까지 동점을 허용하지 않은 할렙은 6-4로 1세트를 따냈다.
플리스코바는 2세트부터 장기인 서브가 살아났다. 또 1세트에서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던 네트 플레이도 자주 보였다. 다양한 공격을 앞세운 플리스코바는 5-2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할렙은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플리스코바는 2세트를 6-3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세트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이는 할렙이었다. 할렙은 2-1로 앞선 상황에서 결정적인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진 서비스 게임을 지킨 할렙은 4-1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플리스코바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내리 2게임을 이기며 3-4로 추격에 나섰다.
동점을 허용할 상황에서 할렙은 흔들리지 않았다. 5-3으로 달아난 할렙은 9번째 게임을 이기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할렙은 서브 득점은 없었지만 첫 서브 성공률이 77%를 기록했다. 플리스코바는 서브에이스 7개를 상대 코트에 꽂았다. 그러나 무려 55개의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는 오스타펜코가 티미아 바진스키(28, 스위스, 세계 랭킹 31위)를 2-1(7-6<4> 3-6 6-3)로 눌렀다.
오스타펜코는 여자 프로 테니스(WTA) 투어에서 3번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2015년부터 프로 선수로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에 출전한 그는 올해 호주 오픈 3회전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시드권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롤랑가로스 코트에서 돌풍을 일으킨 그는 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오픈에서 시드권 없이 결승에 진출한 선수가 됐다. 또한 라트비아 선수로는 처음 롤랑가로스 결승전 무대에 선다.

1세트에서 두 선수는 점수를 주고 받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6-6 타이브레이크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이는 오스타펜코였다. 7-4로 타이브레이크를 이긴 오스타펜코는 1세트를 따내며 기선제압했다.
노련한 경기 운영을 앞세운 바진스키는 반격에 나섰다. 강약을 조절한 공격으로 상대를 공략하기 시작했고 오스타펜코는 범실이 쏟아졌다. 3세트에서 바진스키는 범실이 3개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스타펜코는 12개의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다. 바진스키가 2세트를 6-3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3-3에서 오스타펜코는 결정적인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진 서비스 게임을 지킨 오스타펜코는 5-3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1997년 6월 8일 태어난 오스타펜코는 이 경기가 열린 날이 자신의 20번째 생일이었다. 결승에 진출한 그는 생일을 자축했다.
할렙과 오스타펜코는 이번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처음 만난다. 두 선수가 펼치는 여자 단식 결승전은 오는 1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