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최항 ⓒ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1군 분위기 너무 좋네요. 재미있어요."

2017년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53경기를 뛰며 타율 0.332(205타수 68안타) 6홈런 41타점 장타율 0.522 출루율 0.389. 68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가 15개, 3루타가 3개. SK 와이번스의 '해결사' 최정(30)의 동생 최항(23)이 지난 11일까지 거둔 성적이다.

퓨처스리그에서 빼어난 성적을 기록한 최항은 최근 1군 선수들과 '동행'하고 있다. 그리고 형 최정의 활약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최항은 "1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재미있다. 2군에서 올라와서 1군과 생활과 운동 방식이 다르다. 빨리 1군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 전마다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잠시 휴식 시간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간 부족했던 점을 채우고 있다. 비슷한 또래 선수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지난 14일에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 홈 경기가 열리기 전 1군에서 외야수로 활약하고 있는 정진기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잠시 시간을 내 만난 최항은 "진기 형이 책을 좋아한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가 아닌가. 이 점에 대해 책에 나오는 구절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 데 느껴지는 게 있더라"고 말했다.

정진기는 "책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고 웃으며 손사래 쳤지만 젊은 선수들이 더 큰 밝은 미래를 그리며 성장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였다.

최항은 "지금까지 서둘렀다. 당장 뭔가 해야겠다는 게 아니라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으려고 한다. 그리고 느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SK 퓨처스 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가 더 높은 곳을 보고 있다. 코치진도 재능도 있고 근성이 있는 그를 흐뭇하게 보고 있다.

장타력도 있고 발도 느리지 않은 편이다. 최항은 "장타를 칠 수도 있지만 출루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장타와 출루가 같이 잘 조화가 된다면 매력적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내가 하기 나름이다. 그러면 기회가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SK는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팀이다. 현재 1군에는 야수쪽에서 박정권과 나주환 등 베테랑부터 박승욱, 정진기 등 1990년대 생의 젊은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활약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2군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도 지켜보고 있다. 그 선수 가운데 한명이 최항도 포함된 것이다.

정경배 1군 타격 코치는 "감독님과 다른 코치님들이 최항을 보고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어 1군에서 동행하며 훈련을 받던 최항을 지켜본 정 코치는 "최항은 타격이 장점이다. 특히 방망이를 휘두르는 스피드가 매우 빠른 선수다. 형 최정과 다른 듯 하면서도 장거리 타자가 될 능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최항은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그리고 형 최정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최항은 "형이 있으니까 심리적으로 든든하다. 분위기에 적응 못할 수도 있는 데 형을 보면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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