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시절 장원준 ⓒ 롯데 자이언츠
[SPOTV NEWS=박현철 기자] 모든 팀이 치열한 전장에 나선 이상 우승을 꿈꾸고 포스트시즌에서 팬들을 열광케 하길 바란다. 그러나 승리 팀이 있다면 패하는 팀이 있게 마련이고 결국 시즌이 끝나는 순간에는 고개 떨구며 가을 야구를 그저 강 너머에서 지켜보는 팀들이 있게 마련이다.

SPOTV NEWS는 송년 주간테마를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탄력을 받고 자리를 굳히던 순간. 그리고 포스트시즌 탈락팀이 어느 시점을 시작으로 비운의 존재로 전락했는지 지켜보고자 한다. 첫 시간은 페넌트레이스 7위 롯데 자이언츠, 8위 KIA 타이거즈, 9위 한화 이글스를 다루는 시간이다.

▲ 롯데, '선발이 장원준인데 폭우라니!!' (7월25일 잠실 LG전)

올스타전 휴식기 돌입 순간 사실상 상위 3팀이 많이 앞서 있던 시점에서 화두는 ‘누가 포스트시즌 4위 진출 티켓을 거머쥘 것인가’였다. 당시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유력한 4위는 바로 롯데였다. 5월 선수단 CCTV 사찰 논란, 조직 폭력배 시비 소동 등으로 떠들썩 하기도 했으나 그래도 꾸준히 4위 자리를 지켰던 팀이 롯데였다.

그러나 후반기 롯데는 걷잡을 수 없이 침몰했다. 구단 수뇌부에서 김시진 감독의 자리를 뒤흔들었다. 선수단이 동요하고 프런트에 반발심을 나타낸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결국 이는 경기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분위기가 좋지 않던 상황에서 롯데가 날개 없는 추락을 한 시점은 언제였을까.

지난 7월25일 잠실 LG전. 이날 경기서 롯데는 좌완 에이스 장원준(두산)을 앞세워 4회초까지 9-1로 앞서나갔다. 그런데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경기는 중단되었고 결국 재개되지 않고 노게임 처리되었다. 당시 롯데의 승률은 4할8푼8리(4위). 그러나 에이스를 내세운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점. 그것도 크게 이기는 상황에서 승리 요건까지 1이닝을 남기고 노게임 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허탈함으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를 기점으로 롯데의 경기력은 급전직하했고 결국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재임 기간 동안 손발과 같던 코치들을 모두 잃었고 지도력에서도 한계를 비춘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포스트시즌에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채 퇴임했다. 그리고 롯데는 시즌 후 프런트와 선수단의 내홍으로 구단 사장, 단장 전원 사퇴 등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

▲ KIA, ‘NC, 넌 또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7월29~31일 마산 NC 3연전)

조범현 감독이 2011시즌을 마치고 퇴진한 후 해태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감독이 KIA 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만큼 기대도 컸으나 재임 3년간 순위는 5-8-8. 시즌 후 선 감독은 재계약했으나 팬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결국 1주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계약 마지막해였던 만큼 2014시즌은 선 감독에게도 중요했다. 그러나 에이스 윤석민(볼티모어)이 미국 진출한 만큼 전력 누수가 있었고 기대했던 송은범(한화)은 2014시즌에도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KIA는 시즌 극초반 잠시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4월10일 이후 단 한 번도 4위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시즌 운용에 있어 파급력이 컸던 패배로는 7월29일~31일 마산 NC 원정 3연전을 모두 싹쓸이 당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찰리 쉬렉의 호투와 150km 사이드암 원종현에게 막혀 29일 3-7로 패했던 KIA는 30일 믿었던 심동섭이 무너지며 4-5로 석패했다. 31일 1-9로 완패한 KIA는 이후 3경기도 모두 내주며 6연패로 기세가 꺾였고 결국 강 너머 4위권 도하 의지가 꺾였다.

NC는 지난해 1군 첫 시즌 후반 분발로 페넌트레이스 막판 7위를 차지하며 KIA를 8위로 밀어낸 바 있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결정적인 순간 싹쓸이 패배를 안기며 KIA의 추격 원동력에 또 찬물을 끼얹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는 주전 키스톤 콤비(안치홍-김선빈)를 모두 군대에 보내고 새 시즌을 준비한다.

▲ 송광민 ⓒ 한화 이글스


 

▲ ‘3연속 최하위’ 한화, ‘LG 먼저 가, 난 이제 늦었어’(6월15일 마산 NC전)

프리에이전트(FA) 이용규, 정근우를 영입하며 야심차게 2014시즌을 시작했던 한화. 그러나 소수의 스타로는 팀 성적이 단숨에 오르지 않는다는 것만 느끼고 말았다. 2000년대 아쉬운 신인 스카우트와 유망주 키우기에 소홀했던 결과는 결국 올해까지도 한화를 최하위로 이끌고 말았다. 어깨 수술 전력의 이용규를 1번 지명타자로 기용했으나 성과를 못 본 김응용 감독의 전반기 용병술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한화가 꾸준히 최하위는 아니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인해 허덕이던 LG가 있었기 때문이다. LG와 한화가 순위를 맞바꾼 시점은 바로 6월15일이었다. 앞서 14일 NC전서 이재학에 막혀 2-10으로 패했던 한화는 15일 신예 선발 이성민(kt)에게 6이닝 1실점으로 막혔다. 반면 김 감독 재임 시절 전천후 계투로 고생하던 우완 송창식은 선발로 나섰다 아웃카운트 단 한 개만을 잡고 무려 7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시즌 막판 한화는 송광민의 맹타, 새로운 우완 에이스 이태양의 발견 등으로 가능성을 보았으나 순위표는 9만이 가득했다. 해태 시절 우승 청부사이자 삼성에서 감독이자 사장으로 순탄한 길을 걷던 김 감독은 한화에서의 두 시즌으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흠집을 남기고 말았다. 이후 한화 팬들은 팀 변혁을 원하며 김성근 감독 선임을 잇달아 요청했고 ‘그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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