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 ⓒ 넥센 히어로즈

[SPOTV NEWS=조현숙 기자] 강정호가 두꺼운 피츠버그 내야를 뚫고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유격수 다음으로 선호했던 3루수 자리를 공략하기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강정호가 연봉 협상에 나설 팀은 유력한 예상 후보였던 필라델피아 필리스나 꾸준히 이름이 거론되었던 워싱턴 내셔널스도 아니었다. 포스팅 최고 응찰액인 500만2015달러(약 55억 원)을 제시한 구단은 다름 아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다.

피츠버그는 표면적으로는 강정호를 영입할 필요성이 적어 보이는 구단이다. 닐 워커(2루수), 조시 해리슨(3루수), 조디 머서(유격수)가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션 로드리게스나 페드로 플로리몬 등 백업 내야수도 충분하다.

지난 21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정호는 "유격수에서 시작하고 싶으나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이동해야 한다면 2루보다는 3루가 낫지 않을까 한다. 3루가 더 편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서는 조디 머서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강정호가 조디 머서에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을 꼽자면 공격력이다. 리그가 달라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타율 3할 5푼 6리, 40홈런을 친 파워는 어필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조디 머서는 지난 시즌보다 타율이 소폭 내려간 2할 5푼 5리, 출루율 3할 5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비율 9할 8푼 2리를 기록하는 등 수비력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수비력이 중시되는 유격수 포지션 자리를 지키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시점에서 3루수 이동도 만만치는 않다. 올 시즌 타율 3할 1푼 5리에 팀 내 WAR 3위(4.9)를 기록하며 첫 풀타임을 성공적으로 소화한 조시 해리슨의 존재감이 큰 탓이다.

조시 해리슨은 2011년부터 줄곧 피츠버그에서 뛰었다. 100경기 이상 소화한 것은 2012년(106경기)과 풀타임이었던 올해, 두 시즌이었다. 이번 시즌은 데뷔 후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로 눈도장을 찍었다.

해리슨이 외야수로 이동한다면 강정호가 3루에서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다. 해리슨은 2012년 13경기 85⅔이닝, 2013년 15경기 60이닝, 2014년 50경기 362⅓이닝을 외야수로 소화한 바 있다. 그러나 3루수로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으므로 포지션 변경이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은 또다른 어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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