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희 감독 ⓒ SK 와이번스
[SPOTV NEWS=박현철 기자] 1995년 롯데 자이언츠는 비록 한국시리즈서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에 밀려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한국 야구사에 한 획을 그었던 팀이다. 바로 한 시즌 팀 220도루의 대기록.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한 시즌 팀 도루 기록이다.

당시 롯데 사령탑을 맡았던 김용희 감독이 이제는 SK 지휘봉을 잡고 권토중래를 노린다. 2000년 삼성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온 후 쉽게 감독으로서 재기의 장을 찾지 못하던 김 감독은 SK 퓨처스팀을 맡으며 따뜻한 지도력으로 베테랑과 유망주를 감싸 안은 덕분에 다시 1군 감독직을 맡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이 취임 일성에서 앞세운 변혁의 요소 중 하나는 빠른 발을 앞세운 기동력 야구다. 1995년 롯데 재임 시절 김 감독은 그해 도루왕 전준호(69도루)와 김응국(31도루), 이종운(15도루), 공필성(22도루) 등 발빠른 선수들을 중용했다. 방위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전준호는 다시 도루왕좌에 올랐고 중심타자 김응국의 도루 성공률은 무려 86.1%로 실속있었다.

그해 롯데의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68승5무53패. 페넌트레이스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한 롯데는 LG를 연달아 꺾은 뒤 OB와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 3승4패로 분패했다. 그러나 롯데가 보여준 발야구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 중심에 있던 김 감독은 이제 SK와 함께 ‘응답하라 1995’ 발야구에 나선다.

SK에도 수준급 준족이 줄줄이 포진하고 있다. FA 잔류한 3루수 최정은 2012~2013시즌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기록했다. 37도루로 올 시즌 도루 4위에 오른 영리한 주자 조동화도 FA 잔류를 선택했다. 역시 잔류를 택한 ‘짐승’ 김강민도 32도루를 기록하며 공동 7위에 올랐고 1루수 박정권도 100m를 12초3에 주파하는 괜찮은 스피드를 갖추고 있다.

특히 활발한 주루 플레이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은 바로 젊은이들의 패기. 올 시즌 후반기 28경기 연속 안타로 또 다른 야구 천재의 가능성을 비춘 외야수 이명기는 도루 시 스타트가 빠르지 않아 도루 성공률은 높지 않지만 그도 100m를 11초대에 끊는 준족이다.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김성현과 내야 유망주 박계현, 외야수 김재현 등도 준족 대열에서 제외하면 서운한 실력자들. 올 시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베테랑 안치용, 박재상 등도 100m 12초대 초반의 스피드를 갖췄다.

도루도 도루지만 한 베이스 더 가는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상대 수비 혼란을 이끌고 상대 배터리를 흔들 가능성도 크다. 이미 SK는 김성근 감독 재임 시절이던 2000년대 후반 두산과 함께 발야구 트렌드를 이끌었다. 부상 위험도 큰 것이 사실이지만 모터를 예열하며 출격을 기다리는 준족들이 팀 내 워낙 많기 때문에 준비는 확실히 갖췄음을 알 수 있다. 쿠바 태생의 미국인 코치이자 1995년 당시 롯데 주루코치를 맡았던 조 알바레스 코치가 다시 SK 코치직을 맡은 만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완비한 SK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고 한다. 그러나 야구를 세심하게 뜯어보면 상대 허를 찌르는 플레이가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경우도 눈에 띈다. 갑작스러운 도루와 한 베이스 더 가는 적극적인 발야구는 그 요소에 포함할 만하다. ‘응답하라 1995’를 노리는 김 감독의 발야구는 2015시즌 문학구장 다이아몬드를 어떻게 달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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