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철 ⓒ LG 트윈스 구단

[SPOTV NEWS=신원철 기자] 중위권 경쟁은 '기적'과 '기적'의 싸움이었다. 한때 '미라클'을 이름 앞에 걸었던 두산은 LG와 SK에 밀려 6위로 시즌을 마쳤다.

SPOTV NEWS는 송년 주간테마를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탄력을 받고 자리를 굳히던 순간. 그리고 포스트시즌 탈락팀이 어느 시점에서 비운의 존재로 전락했는지 지켜보고자 한다. 하위권 3개 팀에 이어 두 번째로 4위 LG 트윈스(62승 2무 64패, 0.492)와 5위 SK 와이번스(61승 2무 65패, 0.484), 6위 두산 베어스(59승 1무 68패, 0.465)를 다룬다. LG와 SK는 기적의 레이스로 펼친 사이 두산은 '미라클'이라는 별칭을 잃었다. 

1위 삼성(78승 3무 47패, 0.624)부터 2위 넥센(78승 2무 48패, 0.619), 3위 NC(70승 1무 57패, 0.551)까지 상위권 팀이 여유롭게 자리를 지킨 사이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놓고 하위권 팀들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최종 승자는 LG였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결과를 확신할 수 없었다. LG는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순위(2위)가 결정됐지만 올해 만큼 살 떨리는 긴장의 연속은 아니었다. 양상문 감독은 물론이고 선수들도 "마지막 10경기에서 긴장을 많이 해서 오히려 포스트시즌이 편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 최경철, 백업 설움 날리고 '올스타 포수'로 (7월 23일 광주 KIA전)

전반기 마지막 날까지 4위 자리를 유지한 팀은 롯데였다. 순위는 4위였지만 가시방석 위였다. 롯데는 7월 이후 전반기 13경기에서 5승 8패에 그쳤다. 반면 '잠룡' LG는 같은 기간 11경기 8승 3패로 가장 높은 승률을 올렸다. LG 위에 있던 두산은 5승 7패, KIA는 5승 6패로 추격의 여지를 내줬다. 여름에 강한 팀이 살아남는다는 격언은 올해도 실현된 셈이다. LG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41경기 25승 16패, 승률 6할 1푼으로 삼성(23승 16패, 0.590)보다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9위에서 4위로 시즌을 마감한 '기적의 팀' LG는 그만큼 명승부도 많이 만들어냈다. 7~8월 25승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승이 역전승이었다. 반대로 역전패는 가장 적은 7패였다. 양 감독 취임 후 주전 포수로 도약한 최경철은 인상적인 홈런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인터뷰 대상이 되는 일이 잦아졌지만 그는 언제나 겸손했다. 데뷔 첫 만루 홈런은 7월 23일 광주 KIA전에서 나왔는데, 분위기를 바꾸는 역전 홈런이었다. LG는 8월 21일 4위로 올라선 뒤 단 한 차례도 자리를 내주지 않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최경철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점 홈런을 터트렸다.

▲ 살아있는 가을 DNA, '영건'에 이식 (10월 7일 문학 NC전, 2-1 끝내기 승리)

비록 LG에 종이 한 장 차이로 밀려 5위에 머물렀지만 SK의 9월과 10월 역시 뜨거웠다. SK는 21경기에서 13승 2무 6패로 넥센(18경기 12승 1무 5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5월부터 8월까지는 34승 48패(0.415)로 가장 부진한 팀이었으나 한때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왕조의 혈통은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위세를 떨쳤다.

젊은 투수들의 각성이 눈에 띈다. 문광은과 여건욱은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면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10월 7일 문학 NC전, 16일 문학 두산전은 SK의 후반기 상승세를 '요약 정리'한 결과물이다. 특히 7일 경기는 문광은이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놨다. 이만수 감독은 시즌 막판 "아시겠지만 저희는 있는 선수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는데, 그 '있는 선수' 들이 박희수와 윤희상, 세 명의 외국인선수 공백을 메워줬다. 이명기와 박계현, 한동민 등 가능성만 품고 있던 젊은 선수들이 '가을 DNA'를 이어받았다.

▲ '뚝심'과 '헛심' 오간 두산, 진 것도 화나는데… (10월 16일 잠실 SK전, 5-7 패배)

두산은 6월 한때 넥센에 앞선 3위였다. 1번부터 9번타자까지 쉬어갈 곳 없는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타고투저' 흐름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 방망이의 무게를 버티지 못했다. 5월 팀타율 3할 3푼 7리, 팀OPS 0.917였던 기록이 6월 팀타율 2할 6푼 7리, 팀OPS 0.740으로 곤두박질쳤다. 9월 이후에는 5~6위만 넘나들다 시즌을 마쳤다. 뚝심과 헛심이 오가는 불규칙한 경기력을 보여준 결과는 취임 첫해를 맞이한 송일수 감독의 경질이었다.

결과보다 내용에서 더 큰 논란을 일으켰던 경기가 있다. 10월 16일 SK를 만난 두산은 김광현을 상대로 대량 득점에 성공하고도 역전을 당했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뒤였기에 전력을 다할 필요도 없었고, 잔 부상에 시달리는 주전 선수들을 빠르게 교체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결정이다. 하지만 결과에 따라 '잠실 라이벌' LG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었다는 이유에서 이날 경기에 대해 뒷말이 무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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