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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in 타슈켄트|현지결산] 태극전사가 흘린 땀은 ‘비난의 화살’로 돌아왔다

작성일: 2017.09.07 06:10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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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팀 '맏형' 이동국은 이번 최종예선이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취재 정형근 기자, 영상 송경택 PD] 최선을 다해 땀을 흘린 결과는 잔혹했다. 축하받지 못한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신태용호와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팬들 사이의 심리적 간극은 너무 컸다.  

“(이)동국이가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게 이번 최종예선이었다고 한다. 부담과 압박감이 매우 컸다. 동국이 나이가 40살이 다 됐다. 동국이가 그렇게 힘들었다는데 다른 후배들은 훨씬 더 심했을 것이다.” (대표팀 관계자)

신태용호는 절체절명의 순간 출항했다. 아시아 최강을 자랑하는 이란, 최종예선 2위를 다투는 우즈베키스탄과 2경기에 모든 운명이 달려 있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신태용 감독은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다면 내 축구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다,”아직 40대인 그는 ‘독이든 성배’를 들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다. 

시작부터 일이 풀릴 수는 없었다. 한국은 ‘강호’ 이란과 홈경기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영권의 ‘실언’은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신태용호는 ‘결전의 땅’ 우즈벡으로 향하기 직전 출사표가 아닌 사죄를 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반드시 이겨야 자력으로 진출하는 우즈벡전. 신 감독은 “경우의 수는 없다”며 승리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역대 전적에서 크게 앞서는 한국이 자신감을 가질 이유는 충분했다. 훈련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대표팀 맏형 이동국은 “지난 일은 모두 잊자”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베테랑들은 자신을 희생했다. 염기훈과 이근호는 “이란전에 나서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다. 누가 나가든 이겨야 하는 경기”라며 궂은 땀을 흘렸다. 

우즈벡전 당일. 경기는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3만 4천 명의 관중을 등에 업은 우즈벡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한국 잦은 실수로 불안한 상황을 여러 차례 맞았다. 게다가 시리아가 이란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새벽까지 자지 않고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불안한 감정은 극에 달했다. 

후반전은 한국이 압도했다. 다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기회를 모두 놓친 한국은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신태용 감독은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 결과를 확인했다. 시리아가 후반 추가 시간 동점 골을 넣으며 2대 2가 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이란-시리아의 경기 결과를 확인한 신 감독은 기뻐하며 그라운드에 나섰다. 선수들은 신 감독을 들어 헹가래를 쳤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기뻐한 유일한 순간이었다. 

우즈벡전 직후 대표팀 관계자는 한국의 여론을 확인했다. 졸전, 어부지리, ‘숙적’ 이란의 도움 등 한국의 월드컵 진출을 축하하는 내용의 글은 없었다. 관계자는 믹스트존으로 향하는 태극전사들에게 귀띔을 했다. “여론이 좋지 않으니 말을 조심히 하는 게 좋겠다.”

믹스트존 분위기는 차분했다. 선수들은 기쁨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않았다. ‘승리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목표는 달성했지만 ‘팬심’은 얻지 못한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대표팀이 이란-시리아전 결과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헹가래를 쳤다는 오보가 나갔다. 답답한 경기를 본 축구 팬들은 대표팀을 향해 모든 비난을 쏟아냈다. 다음 날 신 감독은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그런 기사를 내냐”고 격분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흠뻑 흘린 땀의 대가는 잔혹했다. ‘월드컵 진출’이라는 희소식을 전하겠다는 각오로 모든 걸 쏟아부은 태극전사에게 격려를 보내는 이는 찾기 힘들었다. “그동안 고생했다”는 한마디가 듣기 힘든 우즈벡 원정이었다.
▲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기뻐하는 선수들. 그러나 한국 축구 팬들은 냉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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