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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in 도쿄, 단독] 거장대담① 홍명보, “특징 다른 동아시아, 어려서부터 교류하자”

작성일: 2017.12.08 05:3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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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글 한준 기자, 영상 배정호 기자] 동아시아 축구 최고의 팀을 가리는 동아시안컵은 2002년 발족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이 치르는 최고 레벨의 대회이며, 동아시아 축구 교류의 장이다. 

2002년 5월 발족한 EAFF는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본부가 소재한 일본 도쿄에서 제6회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을 열었다. 대회 여자부 개막전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3시 30분, 일본 도쿄 프린스파크타워 도쿄호텔 컨벤션홀에서 EAFF 창립 15주녀 기념 심포지움이 열렸다. 

동아시아축구의 미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 다시마 고조 EAFF 회장은 동아시아가 남미와 유럽을 제치고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올라서, 월드컵 우승국을 배출하는 목표로 함께 달리자고 천명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최고의 축구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는 한국.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고, 월드컵 4강 진출로 동아시아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중심이다. 이날 심포지엄의 핵심 이벤트는 오후 4시 40분께 시작해 한 시간 가량 이어진 2부, 패널 토론 코너. 다시마 회장이 이상을 말했다면, 동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가 한 자리에 모여 동아시아 축구의 발전상과 현실에 대한 고견을 나눴다. 

▲ 동아시아축구 심포지엄에서 한국, 중국, 일본, 북한 레전드의 대담에 참석한 홍명보(왼쪽)와 안영학 ⓒ스포티비뉴스


패널은 2017년 동아시안컵에 참가하는 4개국 축구계의 명사들. 일본의 사사키 노리오 전 일본 여자 대표 팀 감독(2011년 여자 월드컵 우승, 2015년 준우승), 미야모토 츠네야스(전 일본 대표 선수), 중국의 주광후(전 중국 대표 팀 감독), 북한의 안영학(전 북한 대표 선수), 그리고 한국의 홍명보(전 한국 대표 선수, 감독)가 초청을 받았다. 동아시아 축구의 거장들이 대담하는 쉽지 않은 기회다.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협회 입성에 앞서 J리그에서 선수로 뛰었고, 한국 대표 팀 감독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했으며, 중국프로축구 클럽 항저우뤼청을 이끈 다채로운 경험의 갖췄다. 한중일 축구는 물론 세계 축구에 대한 경험이 가장 깊은 만큼 토론 시간 내내 가장 오랜 시간 발언 기회를 부여 받으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결론이 된 “유소년 시기의 활발한 교류”라는 화두는 홍명보가 던진 것이었다. 

토론은 동아시아 축구를 주도하는 한중일 축구를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미야모토(일본): “한국 선수들은 신체조건 좋고 몸도 크고 빠르다. 무엇보다 공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중국 선수들은 피지컬이 강하고, 공격수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있다. 내 기억에는 특히 레프트백 포지션을 봤던 선수가 기술도 좋고 특별했다. 내 인상에 남았던 선수다. 일본은 팀으로 더 노력하기를 바라는 편이다. 롱볼 보다 숏패스로 연결 플레이를 하고, 비대칭 축구보다 균형 잡힌 축구를 추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자 한다.”

안영학(북한): “대표 선수 시절 일본과 한국 대표 팀과 경기를 해봤을 때, 일본은 점유 능력이 좋다. 공을 오랫동안 지킬 수 있다. 한국은 일본과 비교하면 힘이 강하다. 일본 보다 빠르게 공을 앞으로 전진시킨다. 공격적으로 슈팅을 한다. 일본은 플레이에 안정성을 추구한다. 마무리까지 가는 과정에 드리블이나 파워플레이보다 팀으로 전진하길 추구한다.”

◆ 거장들이 본 아시아 축구: 일본은 안정적, 한국은 공격적, 중국은 힘이 좋아

중국 축구는 성장 단계. 북한 축구는 아직 동아시아에서도 정상권과는 거리가 있다. 동아시아 축구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한국과 일본의 성과가 스타일을 짚은 뒤, 본격적인 대화 주제는 세계 정상과 격차를 좁히고, 동아시아 축구의 전반적 성장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것. 

안영학(북한): “일본 축구는 인프라가 좋다. 일본 축구 시스템은 훌륭하다. 동아시아는 분명 아시아의 리더인데 세계 수준과 비교한다면 기술이나 훈련 모두 아직 차이가 있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 모두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알고 주목하고 있다. 유럽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축구 발전을 위한 협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아시아와 유럽 간의 몸과 정신, 특히 생활 방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축구는 삶이다. 동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에서 축구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게 아시아 축구를 바꿔 놓을 것이고, 더 발전하게 될 것이다.”

▲ 일본 대표로 토론에 참가한 미야모토 츠네야스 ⓒ스포티비뉴스


미야모토(일본):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선 훈련 시설과 경기장, 그리고 뛰어난 리더십이 필요하다. 세계 축구 모두 이제는 같은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제 경기 일정도 통일되고 있다. 아시아 축구는 숨겨진 잠재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제 유럽에서 원하는 아시아 선수도 나오고,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뛰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재능을 그 나라 안에서 발전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 이것이 대표 팀의 실력으로 연결된다. 이미 일본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더 잘 해야 한다.”

주광후(중국): “중국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한다. 외국의 좋은 감독과, 코치들이 와서 발전하고 있다. 이들이 중국축구의 고양에 도움을 주고 있다.”

◆ 홍명보가 던진 화두: 서로 다른 축구에 대한 적응력, 어려서부터 키워야 한다

홍명보(한국): “아시아 축구가 과연 세계 대회에서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일본이나 북한이나,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다. 잘하는 점이 있고. 또 반대로 각 나라마다 약점이 있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상대의 강점을 우리가 서로 교류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시아가 세계 무대를 향할 때 붙을 팀들은, 우리가 해왔던 것과는 다른 형태의 축구를 한다. 여기에 적응을 해야 한다. 한국, 중국, 일본, 북한은 서로 다른 형태의 축구를 하기 때문에 아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일본하고 경기할 땐 어떻게 할지, 일본이 중국하고 할 땐 어떻게 할지, 중국이 한국하고 할 땐어떻게 할지. 예를 들면 우리가 2012년도 올림픽 3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만났다. 그때 일본 선수들은 아주 강한 점이 많이 있었다. 조직적으로 좋고, 개인 테크닉도 좋고. 하지만 일본에 있는 선수들, 일본 팀만의 약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본이 잘할 수 있는걸 우리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토론에 들어오기 전에, 미야모토와 잠깐 얘기했지만, 일본의 경기 형태는, J리그를 보면 거의 모든 팀들이 비슷한 형태로 경기한다. 올림픽 3위 결정전 당시 내가 선수들에게 이야기한 것은, 일본이 하는 콤팩트한 축구의 ‘거리’를 늘려놔라. 거리를 늘려놓으면 스페이스(공간)가 생기고, 그 스페이스를 활용하자. 일본이 좁은 공간에서 플레이를 잘하니까 그 좁은 공간을 만들지 말자는 게 전략이었는데, 그게 잘 맞아 떨어졌다.” 

“다른 형태의 경기를 하는 팀을 상대하는 적응력은, 미리미리, 어려서부터 준비해야 한다. 지금 한국, 중국, 일본, 북한은 서로 다른 형태의 경기를 운영하니까, 어려서부터 좀 더 (자주 교류전을 치러야 한다.) 물론 지금도 많은 교류가 있지만, 더 많은 교류를 통해서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물론 세계 축구의 유행도 있고, 많이 전파되는 게 있지만, 결과적으로 아시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유럽에 가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우리가 주축이 되어서 많은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각자 나라가) 지금 갖고 있는 것에 세계에서 좀 더 강한 팀 상대 경기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 활발한 토론이 전개된 동아시아 축구 심포지엄의 패널 토론 ⓒ스포티비뉴스


미야모토(일본): “우리가 청소년 연령에서 한국과 아시아 예선전 경기를 했을 때, 우리는 열세였다. 물론 상대하는 모든 팀을 존중하지만, 한국과 경기는 라이벌전이기 때문에 승패의 중요성이 더 컸다. 어렸을 때도 알고 경기를 하기는 했지만, 커서 보니 그때 경기한 것이 엄청난 기회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안영학(북한): “은퇴 이후 진로에 대해 물어보면, 늘 지도자를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지도자 보다 행정적인 일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동아시아 축간 교류에 관한 일을 해보고 싶다. 북한 축구가  일본이나 한국 축구와 같은 상황으로 변화하길 기대한다. 북한 대표 선수들의 잠재력이 높다고 믿고 있다. 친선 경기도 늘리고, 특히 일본이나 한국과 자주 경기를 하고, 꾸준히 경기를 하다보면 기술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 열리는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선수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

◆ 어린 시절 다양한 경험이 선수를 성장시킨다…동아시아 축구의 과제

선수로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 , 1998년 프랑스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참가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감독으로 치른 아시아 축구 레전드 홍명보에게 또 하나 이어진 질문은 아시아 팀이 월드컵에서 어떻게 하면 유럽과 남미와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가질 수 있느냐는 것. 

홍명보의 지론은 여전히 어린 나이에 쌓는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럽은 유소년 단계부터 인접 국가간 국제 리그 및 토너먼트가 활성화되어 있다. 동아시아는 그렇지 않다. 유소년 단계에서는 자기 나라 안에서 경기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 어린 시절의 경험치가 성인 선수가 됐을 때 경기 운영 능력에 차이를 낳는다.

홍명보(한국): “2002년 월드컵에 나가기 전에 3번의 월드컵 나갔는데,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분명 좋은 준비했다고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 가서 해보면 분명 벽이 있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하지 못했는데,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일본도 16강에 들었다. 그렇다면 그 전 4년 간 어떤 것이 변했을까? 어떤 준비를 했을까? 물론, 홈 그라운드 이점도 있었고, 팬들의 성원도 있었지만 4년 간 어떤 점에서 발전했는지 돌아보면, 우리의 특징이나 강점에 대한 부분 보다 약점에 시간을 썼다. 우리가 부족한 점에 시간을 많이 들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조건이 될 수 없다. 좋은 선수들은 전부다 유럽에 나가서 플레이하고, 대표 팀에는 단 3일 간 훈련하고 경기한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여러 형태의 축구를 경험해보고, 다양한 형태의 축구를 하는 팀들과 경기를 해야 한다. 그런 게 쌓여서 커서 국제적인 경험이 된다. 우리 팀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협회와 리그에서 판단해서 목표를 설정하고, 유소년을 발전시켜야 한다.” 

여기서 홍명보가 주목한 또 한 가지는 지나친 엘리트 지상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 유소년, 청소년 단계에서 뒤쳐지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꾸준히 유지해 선수 풀을 크게 가져가고 장기적으로 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홍명보(한국): “물론 좋은 선수 발굴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다만, 어렸을 때 잘한다고 이 선수가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지금 잘하지 않아도 가능성 있는 선수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차후에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햔다. 그런 선수들에게도 경험을 줘야 한다. 그런 인프라를 만들고 데이터를 구축해서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게 협회와 리그의 정책이 되어야 나중에 대표 팀 강화에 도움이 된다.” 

심포지엄을 마치고 스포티비뉴스를 만난 안영학은 이번 토론에 참가한 것에 대해 “너무 영광스럽다”고 했다. “내가 선수 시절부터 존경해온 홍명보 전무이사님과 월드컵의 플레이를 봐왔던 미야모토 츠네야스 선수 등 훌륭한 분들과 이런 자리에 와서 행복했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홍명보도 “짧았지만 서로 각국의 상황을 얘기하고, 또 듣고 살 수 있었던 것 기쁘게 생각한다”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 동아시아 축구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런 자리가 일본뿐 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그렇고 중국에서도 많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동아시아의 월드컵 우승국 배출이라는 한 마음으로 뭉친 자리. 동아시아 거장들의 대담은 향후 심포지엄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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