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력 주간지 '포브스'가 코너 맥그리거를 향해 과대평가된 파이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는 과대포장된 파이터일까. 미국 주간지 '포브스'가 신중한 태클을 걸었다. 깎아내리는 게 아닌 맥그리거를 보는 다양한 관점이 혼재한다며 화두를 던졌다.

포브스는 26일(이하 한국 시간) "맥그리거를 최고의 셀프 프로모터로 볼 순 있어도 완성된 격투가로 보긴 어렵다. 그런 시선이 꽤 있다. 여성 페더급 챔피언 크리스 사이보그가 올해 초 'UFC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파이터들 중 한 명'이라고 언급했던 맥락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맥그리거가 그간 쌓은 업적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는 UFC 연감에서 가장 빛나는 흔적을 남긴 위대한 선수다. 우리 매체(포브스)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운동선수,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스포츠 스타,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빠짐없이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파이터로서 '실력'적인 면을 조금 더 깊이 분석해볼 필요는 있다. 이번 기획 기사는 그런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맥그리거가 그간 붙었던 파이터들 이름을 조목조목 짚었다. 맞대결이 이뤄졌던 당시 상황과 흐름을 깊게 파고들었다. 단순 승패 분석을 넘어 주변 환경까지 두루 고려했다.

▲ 맥스 할러웨이(왼쪽)는 코너 맥그리거와 붙었을 당시, 스물한 살 샛별이었다.
첫머리에 맥스 할러웨이(26, 미국)가 거론됐다. 둘은 2013년 8월 UFC 파이트 나이트 26에서 자웅을 겨뤘다.

포브스는 "많은 팬들이 할러웨이라는 월드클래스 페더급 파이터를 꺾은 걸 맥그리거가 자랑할 수 있는 뚜렷한 자취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할러웨이는 당시 21살에 불과했다. (맥그리거와 주먹을 맞댔을 땐) 아직 9경기밖에 치르지 못한 미완의 대기였다. 떠오르는 강자였지, 지금처럼 강력한 아우라를 뽐내는 챔피언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할러웨이는 부상한 앤디 오글 대신 급하게 대체 선수로 대결에 나섰다. 데니스 버뮤데즈라는 까다로운 파이터와 일전을 치른 지 불과 7주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

경험이 일천한 젊은 파이터에게 여러모로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포브스는 "최근 부상 이슈로 주춤한 할러웨이가 건강을 회복한다면 그는 여전히 맥그리거의 '훌륭한 경쟁자'로 손색없는 기량을 갖췄다. 자격이 있는 파이터다. (할러웨이가) 라이트급 월장 가능성도 언급되는 만큼 155파운드에서도 두 선수가 리매치를 치를 수 있다. 그리 돼도 (5년 전과) 똑같이 맥그리거가 확실히 이길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어떤 전문가도 그렇게 확신하진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더스틴 포이리에(왼쪽) 마지막 페더급 경기 상대가 코너 맥그리거였다.

더스틴 포이리에(29, 미국) 이름이 두 번째로 올랐다. 둘은 2014년 9월 UFC 178에서 한 차례 만났다. 

맥그리거가 1라운드 1분 46초 만에 펀치 TKO로 포이리에를 잠재웠다. 빠르면서도 강력한 왼손 훅이 빛났던 경기. 

맥그리거 몸값을 크게 끌어올린 매치로 평가 받는다. 

포브스는 "아일랜드 하드 펀처의 '한 방' 능력을 폄하하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당시 포이리에는 '자기 체급'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실제 맥그리거와 경기가 마지막 페더급 경기였다. 포이리에는 라이트급으로 월장한 뒤 8승 1패를 내달렸다. 경기력이 일취월장했다. (여전히) 그가 리매치에서 맥그리거를 이길 거라고 보진 않는다. 그럼에도 맥그리거는 '라이트급 포이리에'가 아닌 페더급에서 그를 이긴 것이다. 이 사실은 조금 더 헤아려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명성을 크게 올려준 경기치고 상대한 파이터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4년 전 포이리에와 지금 포이리에는 평가가 꽤 다르다.

실제 포이리에는 타격과 그래플링 모두 준수한 UFC 대표 웰라운드 파이터로 꼽히지만 턱이 약해 항상 고전해 왔다. 

주도권을 쥐다가도 급격히 흐름을 뺏기는 장면을 여럿 보였다. 모두 상대에게 안면 정타를 허락한 순간이었다. 에디 알바레즈, 마이클 존슨 등과 경기에서 이 같은 약점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상성상 맥그리거가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한 채 포이리에 전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페더급 제왕' 조제 알도(32, 브라질)가 언급됐다. "정확도가 파워를 압도하고, 타이밍이 스피드를 제압한다"는 유명한 맥그리거 인터뷰를 탄생시켰던 경기.

포브스는 "터무니없는 분석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페더급 타이틀전은) 알도가 스스로 무너진 경기였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맥그리거가 (알도보다 훨씬) 막강해서 13초 만에 무릎 꿇렸다고 해석하는 것보단 그게 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어느 정도 '운'적인 요소가 작용한 매치였다. 왼손이 강점인 선수를 향해 턱을 오픈한 채 뛰어든 모습은 전혀 알도답지 않았다. 이전까지 페더급 폭군이 보여준 기량과는 상당히 달랐다"고 평가했다.

▲ 코너 맥그리거(왼쪽)가 유일하게 '말싸움'에서 밀렸던 걸물이 있다. 바로 UFC 최고 악동 네이트 디아즈다.
네이트 디아즈(33, 미국)와 2차전, 채드 멘데스(33, 미국)와 치른 페더급 잠정 타이틀전도 대상에 올랐다.

이 매체는 "디아즈와 리매치는 판정 결과에 물음표가 찍혔다. 3라운드 이후 디아즈가 끊임없이 맥그리거를 몰아붙이며 공세를 올렸다. 물론 맥그리거도 눈부신 경기력으로 매치 흐름을 치열하게 끌고 간 부분은 있다. 당시 심판진이 (판정에)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로 (이날) 두 선수는 난형난제였다. 그러나 보는 관점에 따라 디아즈 판정승으로 읽힐 수도 있는 경기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멘데스 같은 경우 매치 준비 기간이 12일에 불과했다. 너무 촉박하게 옥타곤에 올랐다. 애초 맥그리거 상대는 알도였는데, 알도가 대회를 약 3주 앞두고 부상 하차했다. 강력한 그래플링을 갖춘 멘데스는 (상성상) 맥그리거를 훨씬 더 괴롭힐 수 있었다. 하지만 이 NCAA 올 아메리칸 출신 레슬러는 부족한 준비 탓에 2라운드 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였다. 결국 펀치 TKO로 고개를 숙였다. 맥그리거와 재대결이 이뤄진다면 다음 달 7일 UFC 229 메인이벤트 못지않게 팬들 흥미를 끌 수 있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파이터 기량 차가) 크지 않은 조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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