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방송 진행자가 건넨 '센 질문'에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언쟁을 주고받았다. 질문도 셌고, 답변도 강경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호주 뉴스 프로그램 '더 프로젝트'에 출연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UFC 234 홍보를 위해서였다.

내년 2월 11일에 열리는 이 대회 메인이벤터는 호주 국적 로버트 휘태커(28)와 캘빈 가스텔럼(27, 미국)이다. 두 선수는 약 석 달 뒤 미들급 타이틀을 놓고 주먹을 맞댄다.

녹화는 애초 기획대로 흐르지 않았다. 엉뚱한 주제가 녹화장을 뜨겁게 달궜다.

호주 대회와는 상관없는 이야깃거리였다.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가 지난 4월 저지른 버스 난동 사건이 패널과 진행자, 초대손님 입길에 올랐다.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뉴스는 "(화이트 대표를) 취조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진행자 질문이 다소 공격적이었다. 분명 비난하는 톤이었고 결국 금방이라도 싸울 듯한(combative) 공기가 스튜디오를 뒤덮었다"고 전했다.

더 프로젝트 사회자는 "맥그리거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벌인 일련의 사건에 관해 얘기를 해보자. 거의 대하소설이다. 맥그리거는 7개월 전 (UFC 223 대회에 나서는) 파이터들이 탑승한 버스를 공격했다. 하빕은 경기가 끝난 뒤 케이지를 뛰어넘어 폭력 사태를 일으켰고. 당신은 단체 대표로서 두 선수 행동에 매우 분노한다고 코멘트했다. 맞는가"라고 운을 뗐다.

본론은 다음이었다. 이 사회자는 "내가 보기엔, 정말 솔직히 제 3자로서 일이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보건대, 당신은 화가 나지 않은 것 같다. 난 하빕과 맥그리거가 UFC로부터 어떠한 '처벌'을 받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폭력 행동에 대한) 실질적인 대가를 치렀다는 소식을 전혀 접하지 못했다. 솔직해져보자. 당신은 혹시 (그들의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가. 코 안 풀고 엄청난 이슈를 모을 수 있으니 이거보다 더 훌륭한 홍보 수단이 어디 있는가. 그렇지 않나, 데이나?"라며 '돌직구'를 던졌다.

▲ 코너 맥그리거(왼쪽)와 데이나 화이트의 현재 관계 기상도는 '매우 좋음'이다.
화이트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사실이 아닐 뿐더러, 그 같은 폭력성 노출은 사업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UFC 수장은 "많은 이들이 당신과 똑같은 질문을 한다. '이봐, 그래도 속으론 좋지? 나쁜 일이긴 하지만 흥행에는 좋은 일이잖아'라며 은근히 캐묻는다. 그러나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하빕과 맥그리거 행동은 사업에 전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리는 페이퍼뷰(PPV)를 팔기 위해 그런 행동까지 필요하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이때 사회자가 "그럼 왜 아무 액션도 취하지 않는가. 버스 사건도 조작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건 아는가. 지나치게 균형 잡힌 카메라 구도와 (시청자가) 선명하게 볼 수 있는 탁 트인 화면 시야 등이 의심을 사고 있다. 이 모든 게 UFC 차원에서 기획한 일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이트 역시 격투판에서 잔뼈가 굵은 승부사다. 사회자 비아냥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UFC 임베디드 영상을 찍는 인력이 경기장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좋은 화면이 잡혔을 뿐, 협회 차원에서 조작은 말도 안 된다고 강경 대응했다.

MMA 뉴스는 "두 번째 질문에 반박하는 화이트 대표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고 톤도 한층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당시 일촉즉발 상황을 묘사했다.

화이트 대표는 "우리는 UFC 파이터 일거수일투족을 담기 위해 늘 (선수 주변에) 카메라맨을 붙인다. 필요에 따라 (특정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UFC 임베디드 영상이 만들어지는 거다. 맥그리거가 찾아간 버스 안에 많은 선수들이 앉아있었다. 그러니 (전문 카메라맨이 주변에 있었고) 좋은 화면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자 양반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맥그리거는 당시 (뉴욕 경찰에) 체포됐다. 곧장 감옥에 갔단 말이다! 이후 그는 뉴욕 법원까지 출두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어떤 처벌을 또 내릴 수 있겠는가. 출장 정지? 그는 이미 감옥에 갇혀 옥타곤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전후 상황을 정확히 알고 질문하기 바란다"며 화를 냈다.

하빕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강변했다. 미국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NSAC)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UFC가 먼저 처벌 제스처를 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빕 또한 현재 옥타곤에서 싸울 수 없는 상태다. 싸울 수 있는 권리를 NSAC에 뺏겼다. 

UFC 규율보다 네바다 주 법률이 '당연히' 더 상위법이고 대원칙인데 여기서 무엇을 어떻게 더 처벌을 내려야 하는지 되물었다.

화이트 대표는 "하빕도 UFC 229 폭력 사태 이후 곧바로 경찰에 연행됐다. 그는 지금 파이트머니도 억류돼 보수를 지급 받지 못하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출전 정지 같은 징계를 내리는 게 얼마나 소용이 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며 말많고 탈많은 방송 녹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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