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지난 11일 UFC 파이트 나이트 139에서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통한의 역전 KO패를 당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논현동, 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하동진 코리안 탑팀 감독은 제자 정찬성의 복귀전을 앞두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지난 11일 집에서 UFC 파이트 나이트 139 생중계를 지켜보는데, 세컨드로 현장에 있을 때보다 더 긴장돼 손이 덜덜 떨렸다고 한다.

하동진 감독은 14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정)찬성이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정말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하지만 찬성이니까 저런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거다. 제자의 투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승부의 여신은 정찬성의 편이 아니었다.

정찬성은 5라운드 종료 버저가 울리기 전까지 공격적으로 돌진하다가 로드리게스의 변칙적인 팔꿈치 카운터를 맞고 기절했다. 경기 마무리 1초를 남기고 당한 통한의 KO패였다.

나중에 정찬성이 4라운드까지 39-37·39-37·38-38로 앞서고 있던 것으로 밝혀져 아쉬움이 더 컸다.

하동진 감독은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으면서도 "그런 싸움이 코리안 좀비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경기 후 찬성이와 영상 통화를 했다. 선수들은 경기 중 채점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찬성이도 판정으로 가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끝까지 KO를 노린 것"이라며 "결과는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그게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다. 찬성이는 어떻게든 경기를 끝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팬들이 열광하는 명승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동진 감독은 전찬열 대표와 2003년 코리안 탑팀을 세웠다. 정찬성은 '파이터 사관 학교'로 평가받는 코리안 탑팀에서 크게 성장했다. 일본 센고쿠, 미국 WEC를 거쳐 2013년 옥타곤에 입성했다.

정찬성이 2014년 독립하려고 코리안 탑팀을 떠나면서 사이가 틀어진 적도 있지만, 두 지도자는 2016년 돌아온 제자를 꽉 안아 줬다.

팀의 리더가 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코리안 좀비 MMA 후배 파이터들을 키우면서 깨달은 정찬성은 지난해 2월 UFC 파이트 나이트 104에서 데니스 버뮤데즈를 꺾은 뒤 "코리안 좀비라는 선수를 만들어 주시고 인간 정찬성을 사람답게 살게 만들어 준 코리안 탑팀 선생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며 울먹였다.

비온 뒤 땅이 굳는 법. 인간 관계도 그렇고, 삶도 그렇다.

하동진 감독은 쓰라린 패배가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투기 스포츠는 너무 가혹하다. 지도자면서 대회사 대표인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아이러니 같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두 파이터가 혼신의 힘을 다해 격돌하고 희비가 냉정하게 갈린다. 이것이 종합격투기의 매력인데, 경기가 끝나면 늘 가슴이 쓰리다."

"결과는 결과다. 이번 패배로 찬성이는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인간으로서 더 성장할 것이다. 건강하게 돌아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 부탁한다."

하동진 감독은 정찬성의 처절한 명승부를 보고 다시 기운을 내고 있다. TFC라는 무대를 통해 또 다른 정찬성을 탄생시키는 게 목표다.

오는 16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여는 TFC 19를 앞두고 "요즘은 진정한 종합격투기 경기가 많지 않다.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라도 찬성이처럼 인생을 건 싸움을 한다. TFC라는 무대에서 펼쳐질 진짜 종합격투기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TFC는 이번 대회 메인 스폰서로 미래금융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와 계약했다. 다음 달 일본 단체 파이팅 넥서스와 교류전으로 2018년 한 해 일정을 마감한다.

TFC 19- 김재웅 vs 김명구

[페더급] 김재웅 vs. 김명구
[여성 스트로급] 서예담 vs. 서지연
[라이트급] 황지호 vs. 윌 초프
[밴텀급] 유수영 vs. 이진세
[페더급] 여승민 vs. 김영준

[라이트급] 송규호 vs. 박문호
[라이트헤비급] 김두환 vs. 무사 콘테
[라이트급] 오호택 vs. 키시노 히로키
[밴텀급] 손도건 vs. 렉스 데 라라
[라이트급] 최영원 vs. 서동현
[페더급] 김상원 vs. 김기성
[플라이급] 이창호 vs. 나이즐
[페더급] 김판수 vs. 이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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