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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CRITIC] '1군 데뷔' 정우영-이강인, 한국축구 '레바뮌' 시대 연다

작성일: 2018.11.28 11:37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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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빅리그 1군에 데뷔한 정우영과 이강인(오른쪽)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바이에른 뮌헨 정우영(19)이 '진짜' 바이에른 선수로 데뷔했다. 등번호 20번을 달고 28일 새벽(한국시간) SL벤피카와 2018-19 UEFA(유럽축구연맹) E조 5차전에 교체 출전했다. 

정우영은 후반 36분께 바이에른의 주축 공격수 토마스 뮐러와 하이파이브하고 그라운드에 섰다. 경기를 현장에서 본 정재은 스포츠서울 통신원의 보도에 따르면 뮐러는 정우영에게 "미친 듯이 달리라"고 했다. 

미친 듯이 달릴 만한 상황은, 5-1 리드로 승패가 기운 상황에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우영은 투입과 함께 날카로운 오른발 전진 패스, 벤피카 수비수 서너 명 사이를 자신있게 빠져나오는 드리블로 1군 첫 공식 경기 출전의 맛을 봤다.

그동안 인천 유나이티드 산하 클럽 대건고등학교에서 기대를 받던 정우영은 2017년 독일을 대표하는 축구 클럽 바이에른과 유소년 계약을 맺었다. 국제축구연맹 유소년 선수 이적 규정에 맞춰 만 18세에 바이에른 유소년 팀에 합류, 2군 경기를 뛰던 정우영은 지난 여름 바이에른의 1군 프리시즌을 함께 하며 비공식 1군 경기(인터네셔널 챔피언스컵 유벤투스전)에 출전했다.

정우영은 최근 1군 선수단에 부상 선수가 발생하자 컵대회와 리그 경기 엔트리에 들었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UEFA 챔피언스리그에 1군 데뷔 기회가 왔다. 바이에른 2군 팀과 유소년 팀에도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정우영은 축구 선진국의 우수 유망주를 제치고 기회를 쟁취한 것이다.

▲ 여름 유벤투스와 ICC컵에 출전했던 정우영


◆ 바이에른과 발렌시아 1군 데뷔, 정우영과 이강인이 연 '새 시대'

정우영에 앞서 2018-19시즌 기대를 현실로 만든 선수는 스페인 축구클럽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온 미드필더 이강인(17)이다. 

이강인도 지난 여름 발렌시아 1군 프리시즌에 비공식 경기 출전 기회를 부여 받다가 2018-19시즌 코파델레이 32강 1차전 에브로와 경기에 1군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12월 5일 새벽으로 예정된 2차전 출전도 유력하다.

한국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것은 1970~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 차범근,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허정무부터 1990년대 프랑스 리그앙 서정원, 2000년대 이탈리아 세리에A 안정환, 스페인 라리가 이천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박지성, 이영표 등으로 이어진다.

이미 한국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고 유럽에 건너간 선수들에 이어, 2010년대 기성용, 이청용 등 K리그에서 유럽 빅리그로 직행하는 사례가 나왔다. 유럽 유소년 팀을 거쳐 1군 선수로 우뚝 선 손흥민의 등장 이후, 유럽 빅클럽 유소년 팀에서 1군에 오르는 새로운 세대가 정우영, 이강인이다.

손흥민과 정우영, 이강인 사이에 FC바르셀로나 라마시아에 입성한 삼총사가 있었다. 백승호, 이승우, 장결희는 한국 최고 유망주로 인정 받아 바르셀로나에 스카우트됐으나 FIFA의 국제 유소년 이적 규정 위반으로 2년 간 공식 경기를 뛰지 못하고, 정상 훈련도 갖지 못해 성장세가 주춤했다. 

이 과도기를 거쳐 FIFA 규정 문제를 피해 안정적으로 성장한 정우영과 이강인이 10대의 나이로 유럽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인 유럽파는 진화하고 있다. 동북고를 중퇴하고 함부르크 유소년 팀을 거쳐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손흥민을 기점으로, 어린 나이에 유럽 진출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늘었고, 정우영과 이강인은 유럽 최고 리그의 명문팀에서 1군 데뷔전을 했다.

정우영이 속한 바이에른 뮌헨은 축구 팬들이 일명 '레바뮌(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분류하는 유럽 축구 최고 명문 팀 중 하나다.

이강인이 지난 해 발렌시아와 파격 대우로 재계약한 이유가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 제안을 받으며 몸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이탈리아 언론 투토메르카토의 보도에 따르면 '레바뮌'과 비교해도 위상이 부족하지 않은 이탈리아 명문클럽 유벤투스가 이강인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뒀다.

▲ 레알 마드리드의 제안을 받았고, 유벤투스 영입 리스트에 오른 이강인


◆ 한국 선수도 '레바뮌'급 팀에서 뛸 수 있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축 선수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호령하던 시절이 벌써 10여 년 전이다. 그 뒤로도 꾸준히 유럽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 있었지만, 유럽의 엘리트 클럽에 한국 선수가 입단하는 일은 여전히 기적처럼 느껴졌다.

바르셀로나의 한국인 삼총사가 기대를 현실로 만들지 못했지만, 1999년생 정우영과 2001년생 이강인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점을 찍었다. 아직 이들의 향후 성장세는 더 두고봐야 하지만, 스무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1군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자체가 이들에 대한 현지의 평가를 증명한다.

1990년대를 풍마했던 한국 축구의 스타들은 이제 지도자가 됐다. 이들은 최근 K리그의 침체와 한국 축구의 숙제로 "개성 있고 특징 있는 선수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특징 있는 선수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본기는 더 탄탄해졌다. 유럽 축구의 최신 트렌드를 흡수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기술을 익히는 선수들도 많다.

최근 K리그에도 어린 나이에 베테랑 선수 사이에서 제 몫을 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강인, 정우영 등은 신체 조건은 왜소해도 탄탄한 기본기와 창의적인 플레이, 기술적인 안정성을 바탕으로 유럽 빅리그에서 인정을 받았다.

◆ 숙제 많은 한국 축구, 그래도 앞으로 가고 있다

체계적인 유소년 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여전히 성적위주의 학원 스포츠 풍토와 척박한 인프라에도 꾸준히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결실을 맺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우연히 된 것도, 혼자 만의 힘으로 된 것도 아니다.

한국 축구 산업이 척박하다고 해도 유럽 축구에 대한 관심은 대중화됐다. 여기에는 꾸준히 유럽 무대에서 도전하고 살아남은 선배 선수들의 영향도 컸다. 이들을 통해 유럽 선진 축구를 접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어린 선수들이 겁없이 도전하고, 정착하고 있다. 지금 더 어린 선수들에게는 정우영과 이강인이 '선구자'가 될 수 있다. 

산적한 숙제와 끊이지 않는 위기론에도 한국 축구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린 나이에 스페인으로 건너간 이강인, K리그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해 바이에른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정우영의 케이스는 각기 다르지만, 한국 선수가 '레바뮌'급 팀에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바이에른의 주전 선수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하는 일이 더 이상 허황된 꿈이 아닌 시대가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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