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미계약 FA인 노경은(왼쪽)과 송광민. ⓒ스포티비 DB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결국 해를 넘겼다. 미계약 FA 이야기다.

총액 125억 원의 양의지, 106억 원을 받은 최정 등 초대형 계약은 초스피드로 이어졌지만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15명의 FA 신청 선수 중 4명만이 계약에 이르렀다. 미계약자가 무려 11명에 이른다.

계약이 해를 넘기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에서의 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팀 별로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는 선수들은 제법 눈에 띄지만 정작 손을 내밀기는 어렵다.

보상 선수에 대한 부담이 많은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11명의 남은 선수 중 보상 선수까지 내는 모험을 하며 움직일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단 입장에선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이달 안으로만 계약에 합의하면 된다. 금액적인 면에서도 주도권을 구단이 쥐고 있다. 시장 가격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은 매물을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유리한 상황을 그저 편한 쪽으로만 이용하려 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구단의 협상력이 지금부터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남은 선수 중 타 팀 이적은 힘들지만 여전히 소속팀에선 필요한 몫이 남아 있는 선수들이 많다. 서비스 타임이 길게 남아 있는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당장 내년 시즌만 생각하면 꼭 필요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현재의 협상은 사실상 결론이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원 소속팀에 잔류하거나 사인 후 트레이드가 되는 방법만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어느 쪽이건 선수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 좋을 것은 없다.

팀에 남아 써야 한다면 계약 이후 팀 케미스트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팀 내의 불만세력으로 남게 되면 팀 워크에 도움이 될 것이 없다.

무조건 선수들이 원하는 계약에 합의하라는 뜻이 아니다. 계약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선수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 만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미계약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니 다양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간혹 기사를 보다보면 구단이 굳이 하지 안아도 될 말들을 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경우가 있다. 선수에게 상처가 될 말들이 필터링 되지 않고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선수와 결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 같은 상황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계약을 하면서도 선수가 받을 상처를 최소할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협상 과정에서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 또한 지금의 프런트가 할 일이다.

사인 앤 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보상 선수 수준을 얻기는 힘들겠지만 최대한 상대 팀에서 필요한 선수를 뽑아올 수 있는 것이 프런트의 능력이다.

협상은 지지부진하지만 이럴 때 일 수록 구단 프런트의 협상 능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동안 쌓아 온 신뢰가 두둑하다면 더욱 좋을 일이다. 협상 과정에서 얼마나 상처를 최소화 할 수 있느냐 또한 중요한 문제다. 함부로 칼을 휘두를 것이 아니라 한정된 협상 테이블에서 효율을 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부터가 진짜 협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구단이 계획한대로 계약을 성사 시키면서도 선수의 심리적 동기 부여까지 끌어낼 수 있는 것. 지금 각 구단 프런트가 발휘해야 할 최고의 협상력이다. 어느 팀이 선수의 몸과 마음을 모두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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