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오키나와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류승현은 지난달 27일 "컨디션은 좋다. 경기 나갈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고 있다. 정규 시즌처럼 매일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캠프의 중요성은 이미 지난해 체감했다. "작년 대만 캠프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캠프에서 준비를 잘해야 초반부터 치고 나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경기를 많이 나갈 수 있어야 자신감도 얻을 수 있고 감각도 유지할 수 있지 않나. 올해 1군 캠프도 과정이 만족스럽다."
2루와 3루 훈련을 병행했던 류승현은 이범호의 부상 귀국 이후 3루수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이범호 선배에게 많이 배울 생각으로 왔는데 귀국하시면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제가 만약 선배 대신 3루수로 뛴다고 해도 출전 그 자체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진지하게 얘기했다.
류승현의 캠프 목표는 수비력 향상이다. 기술적인 면보다 수비에서 위축되는 성격이 문제였다는 판단을 내렸다. 류승현은 "훈련을 거듭하면서 작년보다는 수비할 때 여유가 많이 생겼다. 기술적인 것보다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수가 나와도 잊어버리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서 걱정이 많았다. 실제로 실책도 많았다. 더 주눅들게 됐다"고 털어놨다.
"사실 마음을 고쳐 먹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은 실수는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뻔뻔해야 야구를 잘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실수 하나 하면 미안한 마음에 위축됐었다."
류승현은 타격에만 뻔뻔했다. 지난해 6월 3일 두산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때 5번 타순을 맡았던 그는 타석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방망이는 자신이 있어서 타순은 생각 안했다. 수비만 걱정했다"며 '두 얼굴'을 보였다.
쌓이는 경험은 류승현을 뻔뻔하게 만든다. "타구 반응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수비 범위를 늘리려고 노력했다. 안정감도 보여드리고 싶다. 송구는 나쁜 편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하다 보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강하지 않다면 정확하게 던지겠다"며 약점보다는 강점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