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종현 기자] 후반 30분이 지나면 성남FC 홈구장 성남종합운동장이 들썩인다. 팬들이 일어나고 '짝짝짝짝 성남'이 외치면 성남 선수들의 기세가 쎄진다. 마치 '뭔가 일어날 것 같은.'
성남은 3일 오후 7시 30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1 2019 5라운드 홈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찌아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마티아스가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득점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성남이 열세다. 남기일 성남 감독도 경기 전 "제주는 언제든지 상위권에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팀이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며 경계했다. 4라운드까지 승리가 없지만, 제주는 이창민을 비롯해 '특급 도우미' 아길라르, 권순형, 윤일록, 김호남 등 수준급 선수가 많다. 이번 시즌 승격한 성남과 전력 차가 분명히 있는 팀.
전반전 30분 아길라르가 성남의 문전에 4명의 선수를 '녹이고' 찌아구의 선제골은 선수단 개개인 능력 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제주가 성남보다 경기 내내 더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전 마무리 능력만 발휘됐다면, 성남이 크게 무너질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성남은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 3라운드 수원 삼성전 홈경기처럼. 후반 14분 중원에서 김민혁이 침투패스를 했다. 김동우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볼이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 마티아스에게 연결됐고, 마티아스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팽팽하던 찰나. 후반 30분을 기점으로 성남종합운동장이 들썩였다. 후반 40분 에델이 교체로 투입되고, 한성규 성남 장내 아나운서의 구령이 그라운드에 불을 질렀다. '다함께 짝짝짝짝 성남.', '모두 일어나서 응원해주세요.'
성남 팬들이 일어섰다. 응원했다. 성남을 외쳤다. 놀랍게도 경기 막판에 성남 선수들이 들소처럼 제주를 압박했다. 후반 43분 최오백과 공민현의 2대 1 패스에 이은 위협적인 슛. 후반 추가 시간 김민혁이 왼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장면까지. 김정현의 마지막 프리킥이 다소 크게 벗어났지만, 성남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이 더 공격적으로 나선 것처럼 보였다.
경기 후 남기일 감독도, 주장 임채민도, 동점 골을 도운 김민혁도 팬들이 보내주는 힘을 인정했다.


"팬들 성원도 있고,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부분이 골로 연결되는 것 같다.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한다. 홈에서 선수들이 정신력이 더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남기일 성남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