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구 조건을 맞춰줄 팀이 없는 탓이다. 그러나 선수의 가치는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어떤 이유로 선발진에 구멍이 난 팀은 카이클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지구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면 더 그렇다. 카이클은 MLB 통산 192경기(선발 183경기)에서 76승63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한 수준급 투수다. 아직 성적이 크게 떨어질 나이도 아니다. 개인 훈련에서 100구까지 던지며 준비가 되어 있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LA 다저스는 호사가들의 단골손님이다. 돈도 있고 야망도 있다. 게다가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예정되어 있었던 세 명의 선발투수(클레이튼 커쇼·류현진·리치 힐)가 현재 모두 부상자 명단(IL)에 있다. 커쇼·힐은 아예 개막 로스터에서 빠졌고,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던 류현진은 3경기 만에 왼쪽 사타구니(내전근) 부상으로 10일 IL에 갔다.
유력매체인 ‘뉴욕 포스트’는 한 구단 스카우트가 류현진의 부상 소식을 들은 후 보인 반응을 소개했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이 스카우트는 “다저스가 카이클에게 달려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다저스는 로스 스트리플링, 훌리오 우리아스라는 대체 선발을 보유했다. 하지만 로테이션의 대다수가 부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커쇼와 힐,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가 돌아가며 IL에 간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당장 작년이 그랬다.
현실 가능성은 작다. 다저스는 사치세를 내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팀 연봉도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카이클은 다저스의 현 방침에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커쇼와 류현진은 조만간 복귀가 가능하다. 이 스카우트의 이야기는 류현진의 부상이 장기화할 것을 염두에 둔 조언에 가깝다.
‘뉴욕 포스트’는 오히려 다저스보다 양키스가 카이클을 주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에이스로 기대했던 루이스 세베리노가 부상으로 이탈해서다. 당초 오른 어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봤는데, 정밀검진 결과 광배근에 2도 염좌까지 발견됐다. 전반기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뉴욕 포스트’ 또한 2017년 비슷한 부위를 다친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의 사례를 떠올렸다. 신더가드는 4월 말 다쳤고, 9월 중순에야 복귀했다. 지금 당장 상황만 놓고 보면 다저스보다 양키스가 더 급하다.
물론 양키스도 연봉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사유는 다저스와 비슷하다. 그러나 양키스 또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 있고, 로테이션을 이루고 있는 투수 상당수가 부상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게다가 카이클은 포스트시즌 통산 9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3.31로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언제나 그랬지만, 부상자가 계속 나온다면 다저스와 양키스는 루머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