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5회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타구가 날카롭게 외야를 뚫었다. 7-7을 만드는 천금 같은 동점 적시타. 이때 아수아헤의 타순은 7번이 아닌 2번이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올 시즌 아수아헤를 7번으로 못 박았다. 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라인업 틀을 철저히 지켰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주 팀 타율이 0.247로 SK에 이어 2번째로 나빴다. 아수아헤는 물론이고 핵심 타자 손아섭은 시즌 타율이 0.246까지 떨어졌다.
타격 침체로 6연패에 몰리자 양 감독은 타격 틀을 바꿨다. 올 시즌 내내 7번으로 나섰던 아수아헤가 16일 KIA와 경기에서 처음으로 2번 타자로 올라갔다. 또 전준우가 1번으로 올라가고 1번 또는 2번으로 출전하던 정훈이 아수아헤를 대신해 7번으로 내려갔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아수아헤가 7번에서는 무언가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스윙이 크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해왔듯 편하게 하라는 기대로 2번에 기용했다"고 밝혔다. 또 "손아섭의 부진이 크다. 그래서 편안하게 치라는 뜻에서 3번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2번 타자로 나선 아수아헤는 3회엔 선두 타자로 나와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7회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렸다.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4월 들어 첫 번째 멀티히트다.
재조정된 롯데 타선은 5회 사직구장을 들끓게 만들었다. 5회에만 타자일순하면서 7점을 뽑아 3-7이던 점수를 10-7로 뒤집었다. 7번 타자 정훈은 1사 1, 2루에서 좌전 안타로 장작을 쌓았고 7-7에서 4번 타자 이대호가 싹쓸이 3루타를 터뜨렸다.
오랜만에 제자리인 3번으로 나선 손아섭도 제몫을 했다. 손아섭은 첫 번째 타석에서 행운의 안타로 출루한 뒤 이대호의 안타에 홈을 밟았고, 7회엔 볼넷으로 걸어나가 이대호의 역전 적시타에 발판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