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전주, 박주성 기자] 최용수 감독의 용병술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FC서울은 2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9 9라운드에서 전북현대에 1-2로 패배했다. 전반 초반 알리바예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 결국 경기 전체를 흔들었다. 이로써 서울은 승점 17점으로 불안하게 리그 3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반면, 승리한 전북은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전 만난 최용수 감독은 “전북을 어떻게 이깁니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독수리 발톱을 꺼냈다. 그는 “전북은 이기는 방법을 아는 팀이다. 오늘 경기의 포인트는 우리의 한계를 보고 싶다. 오늘은 K리그 발전을 위해 축구다운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 물러설 생각은 없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서울은 많은 준비를 하고 전주성을 찾았다. 변함없이 3-5-2 포메이션을 꺼냈지만 선수들의 눈빛부터 움직임까지 모든 것이 달랐다. 경기 초반부터 서울은 ‘닥공’을 펼치는 전북에 밀리지 않고, 때때로 오히려 더 위협적인 공격으로 전북을 벼랑 끝까지 몰았다. 그러나 순탄한 경기에 조금씩 먹구름이 꼈다.
전반 7분 알리바예프는 신형민의 발목을 밟아 경고를 받았다. 여기서 알리바예프는 흔들리는 마음을 꽉 붙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전반 31분 이번에는 이승기를 팔로 가격해 경고를 받았다. 그렇게 알리바예프는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설상가상으로 서울은 전반 44븐 이승기에게 실점을 내주며 끌려가기 시작한다.
여기서 최용수 감독의 능력이 빛났다. 전주성에서 1-0으로 끌려가는 상황. 보통 감독들이라면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공격수를 빼고 미드필더를 보강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의 선택은 직진이었다. 그는 조영욱과 박동진을 투임하며 맞불작전을 펼쳤다. 여유가 있었던 전북은 서서히 밀렸다.
마침내 후반 44분 서울의 골이 터졌다. 교체로 들어온 박동진이 머리로 떨어트린 공을 페시치가 쇄도해 골망을 갈랐다. 그렇게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후반 51분 김신욱의 패스를 받은 한승규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경기는 전북의 승리로 끝났다. 그럼에도 최용수 감독의 생각과 결정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최용수 감독은 많은 주목을 받는 이 경기를 재밌는 경기로 만들고 싶었다. 이에 공격수를 연이어 투입했다. K리그 팬들에게 박진감을 주고싶다던 그는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펼쳤다. 당초 예상은 수비적인 축구로 실속있는 역습을 할 것 같았지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최용수 감독은 일을 한 번 내보자는 생각으로 전북에 달려들었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이런 주목 받는 경기에서 의외의 변수가 나왔다. 전반 흐름은 나쁘지 않았지만 퇴장 후 균형이 무너졌다. 모든 게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동점골을 넣고 실점했지만 선수들이 예전과 달리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그런 모습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계속된 공격수 투입에 대해서는 “팬들이 관심을 갖는 경기는 K리그 발전과 흥행을 위해 지루한 경기보다 치고받는 경기를 선보여야 한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박진감 있었다고 생각한다. 속은 쓰리지만 재밌는 경기를 통해 팬들이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