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이 범행 전 피해자들에게 성적인 질문으로 술을 강요하는 게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16일 피해 여성 측 국선 변호인인 법무법인 규장각 박지훈 변호사의 말을 빌려, 강지환이 지난 9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성폭행한 당시, 범행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보도했다.

당시 강지환은 피해 여성 A씨와 B씨 등 2명을 포함한 매니저 등 7명과 회식을 했는데, 이날 회식 자리는 피해 여성 중 한 사람의 송별회였다. 해당 매체는 스태프 5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리를 뜨자, 강지환은 A씨와 B씨에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게임은 질문을 던졌을 때, 답변을 거부하면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진실게임'. 그런데 강지환은 피해자들에 답변이 곤란한 성적인 질문을 계속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들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 ⓒ한희재 기자

또한 이날 해당 매체는 강지환의 성폭행 피해자들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사건 당시 경위와 상황을 밝히기도.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강지환과 일을 하며 처음 만났다는 피해자들은 사건 당일 1자 술차리 이후 2차로 강지환의 집에 간 것은 아니라며 "강지환은 평소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고, 그로 인해 사전에 스태프들에게 통지된 업무 연장 선상에 있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회식에 참여한 다른 스태프가 먼저 빠져나가고 콜택시를 불러주겠다는 강지환의 말에 취한 강지환을 3층 방으로 데려다주고 강지환이 미리 지정해준 2층 방에서 잠을 자다 피해를 입었다면서 "강지환은 우리와 같은 방이 아닌 위층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곤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먼저 피해 사실을 인지했던 나는 너무 큰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강지환의 만취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그렇게 만취해 있었다면 3층에서 2층으로 혼자 내려올 수도 없었을 거다. 또 범행 과정 중이나 범행 이후 강지환은 분명한 의식 상태에서 행동했다. 강지환이 우리에게 보인 태도나 했던 말들을 참고하면 그렇다"고도 밝혔다.

피해자들은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 "강지환 집이 상당히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사용하던 휴대전화 통신사가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는 장소"라며 "당연히 112에 신고하려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계속된 시도 끝에 겨우 암호가 설정되지 않은 와이파이가 잡혔고 둘 모두 카카오톡과 보이스톡 등으로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 한 명의 전화에는 강지환 소속사 관계자를 비롯한 지인에게 13차례 통화를 시도한 발신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가족까지 고통받고 있다고 2차 피해를 호소하며 "우리는 가해자인 강지환과 갑을 관계에 있는 20대 여성들로서 업무의 연장선상인 회식에 참여했다가 이런 피해를 당했다. 우리는 꽃뱀이 아니라 성범죄 피해자다. 판결이 날 때까지 악성댓글이나 근거 없는 추측은 자제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 ⓒ한희재 기자

강지환은 지난 9일 오후 10시 50분께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강지환은 스태프인 A씨와 B씨, 여성 2명과 자택에서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지환은 해당 사건과 관련, 당초 경찰 조사에서는 본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왔다. "술을 마신 건 맞지만 이후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줄곧 유지했다. 그러나 긴급체포된 지 7일, 구속된 지는 4일 만에 강지환은 돌연 태도를 바꿔 혐의를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강지환은 15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식 입장을 보내고 직접 사과했다. 그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의 잘못에 대한 죄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도록 하겠다. 거듭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 ⓒ한희재 기자

강지환의 사과에도 성난 여론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았다. 게다가 강지환 소속사와 계약 관계였던 업체가 피해 여성들에게 협박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대중의 공분은 더욱 커졌다.

15일 채널A '뉴스8'은 강지환이 구속된 뒤 업체 측이 피해 여성들을 회유하고 협박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해 파문을 키웠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들이 속한 업체는 강지환 소속사와 계약 관계를 맺은 곳. 이들은 강지환이 구속된 후 피해 여성들에게 "강지환은 이미 잃을 것을 다 잃었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냐", "오히려 너희가 앞으로 닥칠 일을 무서워해야 한다"는 등 수차례 회유·협박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그를 믿었던 소속사도 강지환을 손절했다. 이날 화이브라더스코리아 측도 "당사는 지난 2019년 5월 강지환과 신뢰를 바탕으로 계약했지만, 예상할 수 없는 불미스러운 일로 신뢰가 무너지게 됐다"며 "이에 따라 더 이상 전속계약을 이어갈 수 없음을 인지하게 되었고, 강지환과 전속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전속계약 해지를 알렸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pres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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