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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탈바꿈' 윤길현과 '야구 선배'

작성일: 2016.02.02 13:01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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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감독님이 계시다는 것이 팀을 옮기는 계기가 됐어요. 지난해 수석코치로서 보여 주셨던 리더십에 감화됐거든요.”

그도 어느덧 30대 베테랑 투수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돼야 한다. 그런데 계투진으로 따지면 아직은 '젊은 피'다. FA(프리에이전트)로 기대를 모으며 이적한 만큼 반드시 수준급 활약을 펼쳐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승리 계투로 자리를 옮긴 오른손 투수 윤길현(33)에게 팀 내 야구 선배들은 큰 힘이 된다. 

2002년 SK에 입단한 뒤 선발로도 경험을 쌓다 중간 계투는 물론 마무리까지 맡으며 2000년대 후반 SK 왕조 건설에 큰 힘을 보탰던 윤길현은 지난해 말 4년 38억 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가 '다목적 투수'로 윤길현을 점찍었고 제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했던 선수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계약이 이뤄졌다.

“처음에는 마무리 보직 등은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약 직후에는 제가 마무리를 맡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손승락 선배가 이적해 온다고 하길래 '아, 나는 셋업맨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구단에서 불펜을 채워야 한다고 진심으로 다가와 저도 마음이 끌렸어요.”

“롯데 팬들의 존경할 만한 야구 사랑에 놀랐다”며 웃은 윤길현의 안도감에는 야구 선배들도 한몫했다. 지난해 SK 수석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조원우 감독뿐만 아니라 정대현, 손승락이 같은 팀에 있기 때문이다. 손승락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뛰지만 둘은 대구고 1년  선후배다.

“조원우 감독께서 계시다는 것도 팀을 옮기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해 수석 코치로서 보여 준 리더십이 인상적이었거든요. SK가 힘든 5강 싸움을 할 때 수석 코치로 계시던 조 감독께서 리더십을 발휘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연패 등을 겪을 때 김용희 감독님과 다른 코치들께서는 말없이 선수들을 챙기셨어요. 그때 조 감독님께서 앞장서 총대를 매신 거지요. 미팅을 갖고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실제로 윤길현뿐만 아니라 다른 SK 선수들은 지난해 3개월간 수석 코치였던 조 감독에 대해 “분위기가 침울할 때 끌어올리려고 노력하셨던 분”이라고 평했다. 조 감독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에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강단 있는 조 감독에게 윤길현은 믿음을 보았고 이는 FA 자격으로 롯데 이적까지 이어졌다.

정대현과 손승락도 윤길현의 롯데 적응에 큰 힘이 되고 있다. SK에서 함께 팀 승리를 지켰던 정대현에 대해 윤길현은 “롯데로 이적하고 나서도 롯데와 경기를 치를 때면 더그아웃을 찾아 인사를 드렸다. 내가 롯데로 와서도 인사 드리니 '잘 왔다. 열심히 해 보자'며 격려하시더라”고 밝혔다. 정대현은 앞장서는 성격의 선배는 아니지만 후배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다가갔을 때 도움을 주는 이미지로 알려졌다.

손승락과 윤길현의 '케미'도 기대할 만하다. “정대현 선배와 함께 잘 안되는 것이 있을 때 물어보면 답을 주던 선배가 바로 (손)승락이 형”이라고 말한 윤길현은 “대구고 때는 제가 승락이 형 '따까리'였다. 같은 방을 쓰면서 잠자리도 봐 드리고”라며 웃었다. 손승락은 조리 있게 이야기하고 예의 바른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셋업맨 윤길현-마무리 손승락이 절친한 사이라는 점은 롯데 계투진의 긍정적 요소 가운데 하나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운동 능력만으로 잘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고 꾀가 많다고 모두 스타 플레이어가 될 수는 없다. 선수들이 서로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단단한 팀워크를 갖췄을 때 그 팀은 비로소 강팀으로 자리한다. 롯데 계투진의 '마스터 키' 윤길현의 2016년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좋은 야구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사진] 윤길현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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