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적: 도깨비 깃발. 출처ㅣ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시원한 스케일, 다채로운 캐릭터 플레이, 그런데 뭔가 '좀 더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드는 '해적: 도깨비 깃발'이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은 (감독 김정훈, 이하 해적2)는 전편인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 이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해적2'는 전작과는 '해적'이라는 세계관만 공유할 뿐 별다른 스토리상 연계는 없다. 우연치 않게 보물 지도를 손에 넣게 된 해적들의 좌충우돌 모험담이 메인 줄기다. 보물을 찾는 일이 어디 그리 쉽겠냐만, 역시 보물지도의 보물지도의 보물지도를 거쳐 보물을 만나게 되는 과정은 험난함 그 자체다.

특히 훌쩍 성장한 한국 CG 기술을 발판으로 시원한 스케일의 모험을 보여준다. 판타지를 곁들인 어드벤쳐물의 장점을 살려 정신없이 몰아치는 해적들의 고군분투를 비교적 실감나게, 흥미진진한 기분으로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캐리비안의 해적'을 뛰어넘길 기대한다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다채로운 캐릭터 설정들도 눈에 띈다. 각자의 개성이 분명한 캐릭터들을 곳곳에 배치해 풍성한 캐릭터 플레이를 보여준다. 단주 해랑을 연기한 한효주에게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톤의 캐릭터를 볼 수 있다. 말투 설정에 공을 들였고, 호쾌한 액션까지 원만하게 소화했다. 다만 기존 한효주 이미지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강하늘이 연기한 우무치는 어딘가 한량 같지만 알고 보면 고려제일검인, 반전매력의 만화적 설정을 가진 캐릭터다. 왠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주인공 잭 스패로우가 떠오르기도 한다. 역시 강하늘답게 능수능란한 연기로 캐릭터를 자기 옷처럼 소화했지만, 톤 조절이 아쉽다. 유머는 투박하고 에너지는 과하다. 주인공임에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 자연히 해랑과의 로맨스도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잠시 등장한 회상 신에서 보여준 비주얼과 부흥수(권상우)와 케미스트리가 126분의 러닝타임 중 가장 인상적이다.

권상우의 악역은 생각보다 이질감 없이 녹아들었다. 특히 사극 비주얼이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이광수가 연기한 막이는 예능 속 이광수 캐릭터를 고스란히 따왔다. 세련된 농담이 부족한 '해적2'에서 비중있게 유효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신 스틸러인 펭귄과의 케미스트리도 흐뭇한 재미를 준다.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날려주는 궁수 한궁 역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 엑소 세훈은 적은 분량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사극 톤을 보여준다. 도벽이 있는 해금(채수빈) 역시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렸다. 두 사람의 캐릭터 설정이 흥미로운 반면 분량이 적어 활약이 미미했던 점이 아쉽다.

화려한 비주얼과 흥미로운 모험,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조합이 과자 종합선물세트같은 작품이다. 조금만 더 맛있었으면 싶은 아쉬움이 있지만, 설 연휴에 가족들과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듯 하다.

오는 26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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