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UFC 헤비급 최고의 테크니션 시릴 간(32, 프랑스)은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에게 패배했지만, 여전히 건재했다.

4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아코르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209' 메인이벤트 헤비급 경기에서 타이 투이바사(29, 호주)에게 3라운드 4분 23초 만에 KO승을 거뒀다.

지난 1월 UFC 270에서 은가누에게 판정패해 정상 등극에 실패한 간은 다시 타이틀에 도전하기 위해 투이바사를 잡아야 했다.

더군다나 프랑스에서 처음 열리는 UFC 대회. 프랑스 팬들의 전폭적인 응원에 보답해야 했다.

간은 조급하지 않았다. 긴장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평소대로 거리를 유지한 채, 왼손잡이 자세를 잡고 잽을 활용해 투이바사의 전진을 견제했다.

간은 펜싱 선수처럼 잽을 날카롭게 꽂았다. 적절하게 킥까지 섞었다. 투이바사가 거리를 좁히려고 하면 스텝을 뛰며 유유히 빠져나갔다.

2라운드 큰 위기를 맞았다. 투이바사가 크게 휘두른 오른손 펀치를 안면에 허용했다. 정타는 아니었지만 워낙 힘이 실렸던 공격이라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투이바사의 소나기 공세를 간신히 피한 간은 곧바로 대미지를 돌려줬다. 왼발 미들킥을 찼다. 투이바사가 신음하며 몸을 접을 정도로 대미지가 컸다. 간은 플라잉니까지 날리며 복부를 집중 공략했다.

3라운드, 간이 흐름을 장악했다. 오른손 잽으로 투이바사의 안면을 두들겼고 킥으로 투이바사의 복부를 찔렀다. 투이바사는 얼굴과 배 방어를 모두 신경 써야 했다.

맷집왕 투이바사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끝났을 경기. 그래도 매에는 장사가 없다. 복부 대미지를 버틸 수 없었던 투이바사가 불나방처럼 달려들자, 간은 옆으로 살짝 빠져주고 펀치 연타를 퍼부어 투이바사를 쓰러뜨렸다.

간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프랑스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의심하던 사람이 있다면 그럴 필요 없다"고 외쳤다.

2라운드 투이바사의 펀치를 맞고 휘청거린 상황에 대해선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일어나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며 웃었고, 투이바사를 부른 다음 마이크를 넘겨주기도 했다.

간은 "다음 상대가 누가 됐든 타이틀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간은 지금까지 헤비급에서 볼 수 없었던 운동 능력을 지닌 천부적인 재능의 소유자. 2018년 데뷔해 2019년 3승 무패로 옥타곤에 입성한 뒤 주니어 도스 산토스,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라이크, 알렉산더 볼코프, 데릭 루이스 등 당대 최고의 타격가들에게 승리했다.

지난 1월 은가누의 레슬링 전략에 허를 찔려 판정패했으나 전열을 가다듬고 스티페 미오치치, 존 존스 등과 타이틀 도전권을 두고 경쟁한다. 전적 11승 1패가 됐다.

3연패 후 5연승을 달린 투이바사는 간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승리를 내줬다. 전적은 14승 4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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