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니 마차도의 조력에 고마움을 드러낸 김하성(오른쪽)
▲ 매니 마차도의 조력에 고마움을 드러낸 김하성(오른쪽)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 최고 3루수 중 하나이자, 리그에서 가장 비싼 3루수 중 하나이기도 한 매니 마차도(30‧샌디에이고)는 볼티모어 시절부터 탁월한 클럽하우스 장악력을 인정받았다. 많은 이들이 마차도의 돌출 행동을 비난할 때도, 클럽하우스의 모든 이들은 마차도를 방어했다. 적어도 주위 사람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는 선수임에는 분명했다.

샌디에이고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차도는 팀 클럽하우스의 대변인 중 하나다. 동료들을 잘 감싸고, 칭찬하는 인터뷰도 많다. 올해 마차도가 대표적으로 칭찬하는 선수가 올해 팀의 문제아가 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는 김하성(27)이다. 마차도는 김하성을 두고 “샌디에이고의 심장 박동과 같은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꽤 많은 경력을 쌓은 선수지만, 지난해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다. 언어‧문화 등 야구 외적 부분에서 적응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클럽하우스 내에서 팀 동료들과 인정받고 어울리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어색한 분위기를 지우고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 이처럼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김하성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 선수가 바로 마차도였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2년차인 올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호평을 받았던 수비력은 더 업그레이드됐다. 거의 모든 수비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유격수 ‘TOP 10’ 안에 든다. 여기에 지난해 문제점이었던 공격력까지 개선시키며 이제는 어엿한 한 팀의 주전 유격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마차도의 조력이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게 현지 언론과 김하성 자신의 평가다. ESPN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3일(한국시간) “한국에서 온 25세의 스타는 지난해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마차도는 즉시 그를 껴안고 안내하고, 또 적응하는 것을 도왔다”고 평가했다. 

김하성 또한 ESPN과 인터뷰에서 “그는 거의 매일, 또 매 분마다 나를 도우려고 노력한다. 더 잘하기 위해, 내 경기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가 나를 도와주려 너무 애쓰기 때문에, 그래서라도 더 잘하고 싶다.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열심히 플레이할 수 있다. 그는 대장이다”며 마차도의 상징성을 높게 평가했다.

클럽하우스에서만 잘하는 게 아니다. 본업인 야구에서도 최고 스타다. 마차도는 4일까지 123경기에서 타율 0.306, 26홈런, 8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1의 맹활약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 달러 계약을 한 뒤, 4년간 492경기에서 조정 OPS 136을 기록했다. 여전히 좋은 수비수인데다, 리그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공격 생산력으로 가치를 증명한다. 올해 조정 OPS는 165에 이른다.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상 LA 다저스) 등 여럿 내셔널리그 MVP 후보들이 있지만, 마차도가 시즌 막판 거대한 흐름을 만든다면 MVP 투표에서도 유의미한 점프를 이뤄낼 수 있을지 모른다. 마차도는 2020년 MVP 3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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