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 ⓒ곽혜미 기자
▲ 이강인 ⓒ곽혜미 기자
▲ 벤투 감독 이강인 ⓒ곽혜미 기자
▲ 벤투 감독 이강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교체 선수 명단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중략) 이강인."

장내 아나운서의 선발 명단 소개에 이어 대기 명단에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도움 1위 '이강인(마요르카)의 이름이 호명되자 선발이었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나폴리) 이상의 함성이 쏟아졌다. '민심'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함성의 시위였던 셈이다. 

이강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친선경기를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벤치에서 시작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몸을 풀었지만, 끝내 기회는 오지 않았다. 심지어 교체 카드 1장의 여유가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이를 외면했다. 

카메룬전은 달랐을까. 벤투 감독은 선발진 일부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내심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강인의 패스, 세트피스 킥 능력을 볼 기회가 드디어 생기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카메룬전에서도 이강인을 벤치에 뒀다. 손흥민과 '작은'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이 지난 6월 칠레전에 이어 다시 투톱으로 등장했다. 허리에서는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이강인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는 전광판에 표출된 호명으로 증명됐다. 교체 선수였음에도 환호성이 상당했다. 또한, 경기 중 벤치에 앉은 이강인이 나오자 "우와~"라는 함성과 박수가 자동 발사였다. "이강인~"이라 소리치는 한 여성팬의 외침은 절규에 가까웠다. 

선수기용은 벤투 감독의 고유 권한이지만, 비행시간 17시간이 넘게 걸리는 마요르카에서 귀국한 이강인에게 짧은 시간이라도 기회를 주기를 바라는 행위였다. 

손흥민의 골로 전반을 1-0으로 마쳤지만, 하프타임 그라운드 위에서 볼을 다루며 몸을 푸는 이강인에 대한 팬들의 핸드폰 플래시 세례는 계속됐다. 26명 안에 이강인을 포함했으면 어쨌든 호출의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다. 

후반 시작 후 권창훈(김천 상무)이 이재성(마인츠05)을 대신해 나서는 것까지는 이해가 됐지만, 13분께 나상호(FC서울)가 벤치에서 조끼를 벗는 장면이 나오자 관중석이 술렁거렸다. 결국 황희찬과 교체됐고 "이강인 좀~"이라는 여성팬의 목소리가 들렸다. 

24분에는 벤치에서 황의조(올림피아코스), '큰' 정우영(알사드)이 투입 준비를 하자 또 탄식이 나왔다. 벤투 감독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그라운드만 응시했다.

이후 35분 부상으로 빠진 황의조를 대신해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전북 현대)가 들어가자 5만9천389명의 관중이 일제히 "이강인! 이강인!"을 연호했다. 그야말로 분노 폭발이었다. 경기 흐름과 상관 없는 이강인을 부른 것은 이례적이었다. 벤투 감독도 야유 대상이었다. 

2연전을 통해 중앙 수비수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 측면 공격수 양현준(강원FC), 측면 수비수 김태환(울산 현대), 골키퍼 송범근(전북 현대), 김동준(제주 유나이티드)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양현준을 뺀 나머지는 그대로 자주 활용해봤던 자원이다. 양현준은 11월 예정 중인 출정식 성격의 경기에 활용 기회가 있다교 치더라도 이강인은 아니었다. 결과와 상관 없이 굳은 표정의 이강인은 벤치에서 입맛을 다시며 90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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