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는 사실 위증죄가 아니다? 그의 재계약이 힘든 이유 [SPO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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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양중진 객원 칼럼니스트] 2022시즌 KBO리그에 입성해 돌풍을 일으켰던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가 불법도박과 위증 혐의로 처벌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푸이그는 2019년 5월 제 3자를 통해 불법 도박에 베팅해 28만2900달러(3억7000만원)를 잃었다는 것인데요. 이후에도 테니스, 축구, 농구 등의 도박에 추가로 899건이나 더 베팅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미국 연방 수사기관은 올해 초 푸이그를 직접 만나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푸이그는 연방 수사관들에게 여러 차례 거짓으로 진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합니다. 푸이그가 베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여러 증거에 의해 그러한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입증이 되었다네요.
언론에서는 푸이그의 혐의인 위증과 불법도박 중 위증이 훨씬 더 큰 범죄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가기관을 상대로 한 위증은 최대 징역 5년에 처해질 수도 있는 중죄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푸이그가 벌금 5만5000달러 이상을 내는 것에 합의했다고도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의문이 드는데요.
첫째, 수사관들에게 거짓 진술을 한 것도 위증이 되는지.
둘째, 수사기관과 처벌 수위를 합의하는 게 가능한지.
셋째, 자기의 죄에 대해 부인하는 것도 처벌이 되는지.
이 세 가지 문제입니다.
먼저, 위증죄라는 표현은 조금 잘못된 것입니다. 위증은 ‘법원의 법관 앞에서 선서한 증인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그러므로 수사기관에서 거짓말을 한 경우에는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수사기관에서 거짓말을 한 경우에도 처벌을 하는데요. ‘허위진술죄’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미국의 규정에 따라 수사기관에서의 거짓말도 처벌하는 ‘사법방해죄’의 도입을 여러 번 검토했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 논의 과정에서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산되고 말았지요.
둘째, 수사기관과 처벌 수위를 합의하는 게 가능한지인데요. 이 제도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이라는 제도로서 우리 말로는 ‘사전 형량 조정 제도’ 정도로 번역됩니다. 즉, 수사에 협조하거나 자백을 하는 피의자에 대해 공식적인 제도로서 감형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 제도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입법화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의 죄에 대해 부인하는 것도 처벌되는지가 문제인데요. 언론보도를 자세히 보면 ‘수사기관에서 불법 도박장 운영자에 대해 조사하던 중 푸이그를 조사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푸이그의 불법도박 혐의 자체에 대해 조사한 것이 아니라 도박장 운영자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당시 푸이그의 신분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푸이그가 자신의 불법도박 혐의에 대한 조사가 아닌 참고인으로서 불법도박에 참여했는지에 대해 대답하는 과정에서 거짓의 진술을 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푸이그는 다시 KBO리그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푸이그가 외국에서 형을 선고받고 KBO리그로 복귀할 경우 KBO가 직접적인 제재를 하기는 어렵지만 KBO규약에는 광범위하게 반사회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총재 직권으로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징계를 내릴 수 있습니다.
KBO규약은 제151조에서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도박에 대해서는 직접 참여하는 도박인지 인터넷 도박인지를 불문하고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나 3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규정하고 있지요. 또한 미국에서는 도박보다 더 중하다고 평가받는 ‘허위진술죄’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 규정은 없지만, 반사회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는 5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5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푸이그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35경기 이상 출장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성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구단의 이미지 실추라는 피할 수 없는 '여론벌'이 따르게 되지요. 팬들의 지지로 지탱하는 프로구단으로서는 커다란 모험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많은 돈을 들여 '수입'한 '용병'이, 전력의 50%에 육박한다고도 평가되는 외국인 선수 중 1명이 정규리그의 4분의1 가량을 출장할 수 없게 된다면 구단으로서도 큰 타격이 아닐 수 없겠지요. 어떤가요. 키움 구단으로서도 고민이 많겠지만, 재계약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양중진(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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