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박정현(왼쪽)-kt 박영현 형제. ⓒ고유라 기자
▲ 한화 박정현(왼쪽)-kt 박영현 형제.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박정현(22)과 kt 위즈 투수 박영현(20)은 지난해 KBO 기록을 몇 차례나 새로 썼다.

2020년 박정현이 한화에 지명된 데 이어 지난해 동생 박영현이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하면서 둘다 프로 세계에 발을 담그게 된 형제는 지난해 2번의 맞대결을 펼쳤다. 40년 KBO 역사에서 단 4차례 뿐인 형제 투타 맞대결이었다.

5월 27일 한화가 4-0으로 앞선 9회초 박영현이 2사 1,2루에서 박정현을 만났다. 박영현은 4구 만에 박정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1995년 정명원-정학원, 2020년 유원상-유민상(2차례) 등 총 4차례의 형제 맞대결에서 최초로 동생이 승리한 순간이었다. 

이어 8월 5일 kt가 5-0으로 리드한 9회초 2사 2루에서 박정현이 타석에 들어섰다. 두 형제의 가족이 모두 구장을 방문한 이날. 박정현은 박영현의 5구째 공을 쳐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는 형제 맞대결에서 첫 타자의 승리였다. 이전까지는 모두 투수인 형이 이겼다. 

지난해 KBO 진기록을 써내려간 두 형제는 공교롭게도 2023시즌 시작을 함께 했다. 한화와 kt가 29일 같은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출발한 것. 여느 20대 형제처럼 서로 무덤덤한 두 청년은 많은 주목을 받으며 취재진 앞에 섰다.

박정현은 "미국 캠프가 처음이라 기대되고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캠프 각오를 짤막하게 밝혔다. 형보다 활달한 편인 박영현은 "첫 미국이고 첫 캠프다. 기대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된다. 가서 적응하는 게 우선이고 몸 잘 만드는 게 목표"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비시즌을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 박영현은 "형은 본가(부천)에 있었고 나는 수원에 숙소가 있어서 같이 있지 않았다. 운동만 같이 했는데 별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일상 이야기만 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평소에도 야구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올해도 맞대결을 펼친다면 두 선수는 서로를 어떻게 상대할까. 박영현은 "항상 말하지만 직구를 던질 거다. 다 직구를 던지는 건 어렵다. 변화구도 안타를 맞으니까 기분이 나쁘더라. 더 다듬어진 변화구로 좋은 승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정현은 "직구만 던진다고 하는데 안 믿었다. (안타가) 운좋게 잘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이어가던 두 선수는 사실 맞대결 내기를 했다고 밝혔다. 박영현은 "10타수 3안타를 치면 형이 이긴 걸로 하는 내기를 했다. 이긴 사람에게 원하는 걸 들어줄 생각"이라고 형제간의 약속을 전했다. 내기가 성사되려면 앞으로도 많이 만나야 한다.

둘은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질문에 또 하나의 약속을 한 듯 똑같은 대답을 내놨다. 박정현은 "무엇보다 아프지 말고 잘 준비해서 더 많은 경기에 뛰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형의 이야기를 들은 박영현도 "아프지 않는 게 중요하고 올 시즌이 둘 다에게 중요한 느낌이 든다.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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