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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호의 우당퉁탕 영상] '하늘 무너져도 브라질 가야지' 울음바다 된 선발전

작성일: 2016.06.09 05:55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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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양구, 배정호 기자] 41연승 무적 행진, 올림픽 금메달로 그랜드슬램 달성.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모두가 김인섭(현 삼성생명 레슬링단 코치)의 금메달을 예상했다. 하지만 김인섭은 예선에서 손가락과 갈비뼈를 다쳤고 결승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승에서 만난 불가리아 나자리안에게 선제 공격으로 3점을 따냈지만 이후 허용한 패시브에서 부상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 받았고 순식간에 10점을 내주며 폴로 졌다. 

당시 김인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따라 주지 않은 것 같다"고 울먹였다. 김인섭의 눈물은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적셨다.

16년이 지나 김인섭은 선수가 아닌 코치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8일 강원도 양구군 문화체육관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레슬링 국가 대표 2차 선발전이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선수가 긴장된 얼굴로 경기장에 나타났다. 김인섭 코치는 이날 가장 바빴다. 유력한 선발 후보인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그레코로만형 75kg급)를 포함해 류한수(그레코로만형 66kg급) 이정백(그레코로만형 59kg급)을 데리고 선발전에 나섰다. 

김현우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이변 없이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유력한 두 번째 금메달 후보로 거론된 류한수가 1회전에서 김지훈(상무)에게 패하자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레슬링 관계자에 따르면 "류한수가 유독 김지훈에게 약했다. 만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이 2차 선발전에서 우승하면 최종전에서 류한수의 탈락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현은 노련하게 2차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관중석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류한수의 얼굴에도 긴장이 가득했다.

오후 3시 최종 선발전이 시작됐다. 김인섭 코치는 최대한 류한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김인섭 코치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전반전이 끝나고 숨을 거칠게 내쉬는 류한수에게 김 코치는 "후반전은 너의 시간이다. 계속 움직여야 한다. 길게 호흡해라"고 다그쳤다. 

류한수는 초반 위기가 있었지만 잘 극복했고 정지현에게 2-1로 어렵게 승리하며 리우행 티켓을 따냈다. 마지막 주자는 59kg급 이정백이었다. 1차 선발전에서 김승학(성신양회)에게 우승을 내줬던 이정백은 2차 선발전에서 김승학에게 승리를 거뒀고 승부를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 

류한수의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옆 매트로 간 김 코치는 "정백아, 하늘이 무너져도 브라질을 가야 된다"고 말했다. 류한수도 이정백을 응원했다. 류한수는 "정백아 1분만 참자. 우리 같이 브라질 가야 된다. 올림픽 가야지"라고 소리쳤다. 김승학과 이정백의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명승부였다.

경기 종료 25초 전 이정백은 6-5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었다. 3초를 남기고 이정백은 쐐기를 박았다. 태클에 이어 안아 던지기로 김승학을 넘어뜨렸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최종 점수 10-5. 이정백은 김인섭 코치에게 달려와 안겼다. 


김인섭 코치는 또다시 눈물을 흘렸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마음을 진정시킨 뒤 매트로 돌아온 김인섭 코치는 "정말 사연이 많은 선수다. 실력에 비해 빛을 보지 못했던 제자이기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도전했다"고 말했다.

6분의 짧은 경기에 선수들의 운명은 가혹하게 갈렸다. 모든 선발전이 끝나고 양구 문화체육관에는 땀 냄새가 가득했다.

[영상] 올림픽 대표 선발전 스케치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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