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잃어버린 정체성 찾아줄 것”…美 이정후에 완전히 반했다, 찬사 또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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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잃어버린 정체성 찾아줄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16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우승 경쟁 팀 순위를 매겼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15위에 랭크됐다. 우승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정후에 대해서는 호평을 내렸다. MLB.com은 “이정후는 아마도 샌프란시스코가 잃어버린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며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공격을 이끌 것이라 내다봤다.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05억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정교한 콘택트 능력에 큰 매력을 느꼈고, 꾸준히 구애한 끝에 이정후 영입전에 승리자가 됐다. 또 준수한 중견수 수비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샌프란시스코 외야를 지켜줄 것이라 기대했다.
단순히 콘택트 능력만 갖춘 게 아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일발 장타력을 자랑하며, 자신에게 붙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나가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가 공을 맞히는 기술이 뛰어나지만, 파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는데 이정후는 홈런으로 대응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이정후는 9경기 1홈런 3타점 4득점 1도루 타율 0.348(23타수 8안타) 출루율 0.423 장타율 0.522 OPS(출루율+장타율) 0.945를 기록. 장타력을 자랑했다.
수비에서도 이정후는 종횡무진 활약했다. 함께 뛰는 동료들도 이정후의 안정적이면서도 넓은 수비 범위에 고개를 끄덕였다. 샌프란시스코 주전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의 수비를 지켜보고 있으면 수비 기술도 흠잡을 데가 없다. 진짜 중견수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 같아서 좋다. 나는 외야 여러 포지션을 뛰었고, 중견수로 뛰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한 포지션만 뛰는 게 좋다”며 이정후의 수비에 엄지를 추켜세웠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도 선보였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에 밥 멜빈 감독도 흐뭇해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보여주기 전까지 어떤 혼란을 불러 일으킬지 아무도 모른다. 이정후는 베이스에서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분명히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 우리가 직접 지켜본 결과 이정후는 발이 빠른 선수다. 그라운드에서 어떤 것들을 더 할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MLB.com도 “이정후는 즉각적으로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다. 스피드와 수비 능력을 갖춘 타자다. 콘택트 유형의 타자이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파워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며 이정후가 다방면에서 활약할 것이라 내다봤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지 않은 신인이지만, 이정후는 이미 샌프란시스코 핵심 전력으로 분류된다. 샌프란시스코는 KBO리그를 휩쓸었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할 것이라 확신했다. 이정후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신인상을 차지한 걸 시작으로 7시즌 통산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타율(0.349) 출루율(0.421) 장타율(0.575) 안타(193개) 타점(515개) 등 타격 5관왕을 차지했고 MVP까지 거머쥐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하루라도 빨리 미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 멜빈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구단 프런트까지 모두 이정후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정후도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빠르게 샌프란시스코에 녹아들었다.
이정후의 몸 상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다.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정후는 지난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다리 뒤쪽에 당기는 증상을 느꼈고, 앞선 두 타석에서 볼넷과 안타로 출루했지만 일찍 교체됐다.
그리고 16일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가 왼쪽 햄스트링에 긴장 증세를 보였다. 2~3일 정도 출전이 제한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맥코비 크로니클스’는 “이정후가 며칠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만성 햄스트링 부상으로 커리어 내내 고생하는 선수들을 본 적이 있지만, 이정후의 경우는 다르다. 지금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기간이다.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다. 핵심 선수인 이정후가 며칠 동안 쉬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며 이정후의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고 전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정후의 롤모델인 스즈키 이치로와 만남도 주선했다. 이정후는 이치로를 따라 등번호도 51번을 단다. 입단 당시 이정후는 51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어릴 때 처음 야구를 시작하면서 봤던 선수가 이치로였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선수라 51번도 좋아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멜빈 감독은 지난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위치한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에 앞서 시애틀 구단 특별 고문을 맡고 있는 이치로와 이정후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멜빈 감독이 2003년부터 2004년 시애틀 지휘봉을 잡았을 때 이치로와 인연이 닿았다. 이정후의 우상이 이치로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멜빈 감독은 제자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선사했다.
MLB.com은 “멜빈 감독이 이정후와 이치로의 만남을 주선했다. 그렇게 이정후는 자신의 영웅과 만날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자신의 우상을 만나고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이정후는 “이치로에게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경기에 대하는 마인드는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고, 좋은 답변을 얻었다.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너무 행복했다”며 이치로와 만난 소감을 말했다.
멜빈 감독도 “이치로가 이정후와 친절하게 대화를 나눴다. 환상적이었다. 이정후가 긴장했는지 자신이 준비했던 질문을 잊어버렸다고 했다. 이정후는 경기를 대하는 자세와 등번호 51번을 달고 뛰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했다. 이정후도 이치로의 메시지를 잘 받아들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사령탑과 구단의 배려 속에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이정후다. 계속해서 성장곡선을 그린다면,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KBO리그를 정복했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까지 섭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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