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크의 왕, 사랑스럽다' 배준호, 빨리 돌아와줘에 응답 → 20분 뛰고 4호 어시스트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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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비록 우승컵은 들지 못했지만 소속팀에서 입지를 확실하게 굳혀나갔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토크 시티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차출됐던 배준호(21)를 급히 불렀다. 배준호는 A매치 휴식기 동안 올림픽팀에 합류해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배준호는 주축으로 뛰며 한국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정작 호주와의 최종전을 뛰지 못했다. 우승컵이 달린 경기를 앞두고 스토크가 조기 복귀를 원해 돌아가야만 했다. 배준호가 빠진 대표팀은 호주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면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토크로 돌아간 배준호는 우승컵 대신 어시스트로 팀이 자신을 복귀시킨 이유를 입증했다. 3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킹스턴어폰헐 MKM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챔피언십 39라운드 헐 시티 원정 경기에 교체로 출전해 도움을 기록했다.
스토크는 이날 승리로 승점을 44점으로 쌓아 잔류 싸움에서 앞서가게 됐다. 강등권인 22위 허더스필드 타운과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렸다. 배준호도 이번 시즌 챔피언십에서 4번째 도움으로 시즌 공격포인트는 2골 4도움이 됐다.
올림픽에 차출됐다가 돌아온 영향으로 벤치에서 출발한 배준호는 1-0으로 앞선 후반 26분 교체로 투입됐다. 남은 시간은 20여분에 불과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추가골에 기여했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은 배준호는 왼발 개인기로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 뒤 열린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보냈다. 배준호의 패스를 받은 키 자나 후버가 오른발 슈팅으로 헐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배준호는 도움 외에도 군더더기 없는 경기력으로 스토크 벤치와 팬들을 만족시켰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배준호는 패스 9회를 모두 성공시켰는데 도움을 포함해 기회 창출 2회를 만들었다.
또 수비에서도 태클을 3회 시도해 2회 성공했으며 수비적 행동 3회, 리커버리 3회, 볼 경합 성공 3회(7회 시도) 등으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풋몹은 배준호에게 평점 7.0점을 매겼는데 교체 투입된 선수 네 명 중 가장 높다.
팬들의 사랑도 한몸에 받는다. 스토크 지역지인 '스토크 앤 트렌트 라이브'는 "배준호가 보여준 사랑스러운 발놀림과 몸놀림을 보라"며 "득점에 관여한 도움을 올리기도 했다"고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지역지의 평가라 배준호를 향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배준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스토크 유니폼을 입은 배준호는 빠르게 유럽 무대에 정착했다. 이적 초반엔 주로 교체 출전으로 팀에 적응하다가 시즌 중반 이후엔 주전을 꿰찼다. 지난해 11월 입단 이후 처음으로 구단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으며 지난달에도 두 번째 수상 영예를 안았다.
배준호는 지난달 스토크가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스토크의 2선을 책임을 배준호는 1골 1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다. 31라운드 블랙번 로버스를 상대로 도움을 올렸고, 카디프 시티전에서는 잉글랜드 진출 후 처음으로 골맛까지 봤다. 루이스 베이커의 프리킥이 골키퍼에 막혀 나오자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이런 활약에 요즘 '스토크의 왕'으로 불린다. 스토크는 "배준호가 팬들이 뽑은 2월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배준호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 시즌 2번째 이달의 선수가 됐다"며 "스토크의 왕에 어울리는 수상"이라고 밝혔다.
배준호의 활약을 두고 동료인 조쉬 로앙은 "마법사"라고 칭했다. 스토크도 배준호의 득점을 조명하며 "스토크의 왕이라는 걸 잘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이달의 선수상을 표현하면서도 '왕'을 강조해 스토크 에이스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배준호는 고교 무대를 평정하는 평택진위FC 출신이다. 고교 졸업 후 바로 K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전 유니폼을 측면과 중앙을 두루 살피는 다재다능한 공격자원으로 성장했다. 2022시즌 K리그2 10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으며 순탄하게 프로에 안착했고, 지난해에도 시즌 K리그1에서 17경기 2골로 재능을 꽃피웠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팀 K리그에 선발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에 출전,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활약이 상당했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뽑혀 참가한 국제축구연맹(FIFA)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에서 핵심 선수로 4강 진출에 기여했다. 대회 내내 1골 3도움을 기록해 FIFA 선정 U-20 월드컵 베스트 골 톱 10에 오르기도 했다.
배준호를 눈여겨 본 스토크가 영입에 나섰다. 이를 주도한 리키 마틴 당시 스토크 테크니컬 디렉터는 "배준호는 올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우리 전력분석팀 눈을 사로잡은 재능 있는 선수"라며 "이번 시즌 그가 뛴 K리그 경기도 계속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어 "배준호가 지닌 잠재성에 기대가 크다. 우리 팀과 잉글랜드 무대에 익숙해지면 계속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배준호의 필요성을 확인한 스토크지만 다시 올림픽팀에 양보해야 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은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상위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에 직행한다. 4위는 아프리카 예선 4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파리에 갈 수 있다.
황선홍호는 B조에 속해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일본과 차례로 대결한다. 3위 이상 가는 걸 목표로 하는 가운데 배준호도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이 대회에 나선다. 스토크를 또 한동안 떠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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