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시범경기 승패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결과보다 유망주가 보여주는 가능성과 주전 선수들의 몸 상태 체크 등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 하나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안정된 수비. KIA 타이거즈에게 17일 SK 와이번스전은 패배 속 값진 교훈을 일깨웠다.

KIA는 17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벌어진 SK와의 시범경기에서 2-7로 패했다. 선발 임준혁이 사사구 없이 5이닝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초반 타선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만회득점이 뒤늦게 나왔다.

특히 이날 패인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수비. 1회초 임준혁은 1사 1,2루에서 앤드류 브라운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선제 결승타를 내줬다. 이에 앞서 임준혁의 첫 피안타인 조동화의 2루 기습번트 안타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신인 2루수 황대인의 송구가 다소 늦었기 때문이다.

임준혁의 2구 째에 푸시 번트를 댄 조동화의 타구는 투수가 처리할 수 없는 적절한 위치로 떨어졌다. 그만큼 긴박한 순간. 만약 베테랑 2루수라면 이 타구에 빠르게 대시해 맨손으로 공을 잡은 뒤 빠르게 1루로 사이드스로 송구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황대인은 이 공을 잡은 뒤 안전하게 공을 글러브로 모았다가 송구했다. 조동화의 발이 당연히 더 빨랐고 결국 이재원의 중전 안타에 이은 브라운의 적시타로 KIA가 선실점했다.

3회초 황대인과 신종길의 충돌로 이어질 뻔한 이재원의 우전 안타도 사실 위험했다. 재빨리 신종길이 1루로 송구해 이재원을 잡아내기는 했어도 적절한 콜 플레이 중요성을 일깨운 순간이다. 4회초 선두타자 박정권의 2루타는 좌익수 김주찬의 수비가 아쉬웠다. 원래 유격수로 데뷔했으나 롯데 시절 송구문제로 인해 외야수 및 1루수로 전향한 김주찬은 박정권의 타구 궤적을 바라보다 햇빛으로 인해 궤적을 잃었다.

외야 수비에 있어 아직도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 임재철(롯데)은 “대체로 눈이 부셔 타구 궤적을 잃었을 때는 고개를 낮추는 등 시선을 달리해 궤적을 다시 쫓는다. 그렇게 하면 그나마 뜬공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며 “2009년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당시 박재상의 3루타 때 조명탑 빛으로 인해 (정)수빈이가 타구를 놓친 것을 보면서 '그 부분을 이야기해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밝혔다.

6회초 추가 실점도 결국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되었다. 2사 1,2루에서 김성현의 땅볼 때 수비 좋은 베테랑 박기남이 공을 떨군 것은 아쉬울 따름. 그러나 더욱 아쉬웠던 것은 그 다음이다. 2사 만루였던 만큼 굳이 전진 시프트를 펼치지 않아도 되는 시점에서 이명기의 타구가 2루수 황대인 앞으로 향했다.

타구는 내야 흙 부분까지 흘러갔다가 황대인 바로 앞에서 튀는 불규칙 바운드가 되고 말았다. 이닝 교대를 위해 1아웃만 잡으면 되는 순간인 만큼 황대인은 안전하게 이 타구를 잡아내고자 했으나 내야 흙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불규칙 바운드가 나왔다. 실수라고 보기는 억울한 장면. 그런데 그와 관련해 '국민 유격수' 박진만(SK)이 이야기한 것이 있다.

“현대 시절부터 유격수로 뛰면서 연습한 부분이 있다. 빠른 아웃을 위해 바운드를 줄이고자 대시 수비도 자주 하고 타구 궤적을 먼저 예측하는 훈련을 자주 했다.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처리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바운드를 줄여 처리하는 것이다.” 황대인의 경우 2아웃인 만큼 당연히 정상 위치에서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계절 변화로 인해 모든 구장의 내야 흙이 안정적인 편이 아니다.

따라서 시즌 초반에도 불규칙 바운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만약 황대인이 이 부분까지 먼저 깨우치고 대시해 바운드를 줄여 범타로 연결헀다면 KIA는 1-2로 6회초를 마칠 수 있었다. 데뷔하자마자 경험을 쌓는 황대인에게는 귀중한 교훈이 될 만한 경기였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수비의 중요성을 일깨운 경기였다”라며 패인을 짚었다. 시범경기 승패와 누가 보이는 기록으로 얼마나 잘했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충실하게 해내는 것. 바로 완벽한 수비를 얼마나 잘 구축했는지 여부다.

[사진] 김기태 감독-김주찬 ⓒ SPOTV NEWS



[영상] KIA 실책성 플레이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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