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김경문 자극 효과? 바로 홈런포로 보여줬다… 뒤통수가 따가웠던 1년, 가을에 반드시 빚 갚는다

작성일: 2025.09.17 12:15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16일 광주 KIA전에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한 안치홍 ⓒ한화이글스
▲ 16일 광주 KIA전에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한 안치홍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15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경기에서는 관중석이 술렁이는 하나의 장면이 있었다. 바로 한화의 7회 공격이었다. 1사 후 최재훈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의외의 대주자를 넣었다. 베테랑 안치홍(35)이 허겁지겁 베이스로 나간 주인공이었다.

벤치에서 출발한다고 하더라도 대주자보다는 중요할 때 대타로 중용할 만한 선수였다. 처음에는 한화 더그아웃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안치홍도 그라운드로 나가면서 팬들의 반응을 느끼고 있었다. 안치홍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일단 나가니까 관중분들이 굉장히 의아해 하시더라”면서 “나도 그 상황에서 일단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하니까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어쩌면 개인 경력에서 이런 일은 많이 경험하지 못한 일이었다. 팬들이 의아해 한 것은 당연했다. 안치홍은 KBO리그 1군 1810경기에 나간 베테랑이다. 그 1810경기에서 통산 타율이 0.294에 이르는, 홈런도 155개를 때린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2루수였다. 한화가 30대 중반의 베테랑과 4+2년 최대 72억 원에 계약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야구 경력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방망이가 이렇게 안 맞은 적은 처음이다.

시즌 초반 몸이 심하게 아팠고, 이 때문에 캠프에서 만들어놓은 것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탓이었다. 천천히 조정하면 될 줄 알았지만, 그 ‘천천히’가 사실상 한 시즌을 왔다. 안치홍은 16일까지 시즌 62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은 0.175, OPS(출루율+장타율)는 0.477에 머물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안치홍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 올 시즌 이해하기 어려운 극심한 타격 부진에 고전한 안치홍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이해하기 어려운 극심한 타격 부진에 고전한 안치홍 ⓒ곽혜미 기자

안치홍도 답답한 시기였다.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었다. 손바닥의 굳은 살이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까지고 까져 단단해 졌다. “야구가 많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한 안치홍은 “일단 다 해봤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진짜 많이 방법들이 있었지 않겠나. 진짜 어렸을 때부터 했던 것들을 다 해봤는데 앞이 안 보이더라”고 털어놨다. 예전에는 그렇게 하면 살아났는데, 올해는 아니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갈수록 그 압박감은 더 심해졌다. 

김 감독은 최후의 카드도 꺼냈다. 자극이었다. 김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을 존중하는 스타일이다.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끝까지 믿고 간다. 그렇게 많은 주문을 하는 지도자도 아니다. 선수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16일 경기에서는 대주자로 넣은 것이 자극의 목적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평소 잘 하지 않는 일을 한 것은, 그만큼 ‘정상적인 안치홍’이 가을 야구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믿음을 잃지 않았다. 주로 지명타자로 뛴 손아섭의 몸 상태가 이날 좋지 않자 김 감독은 안치홍을 선발 1번 지명타자로 넣었다. 전날 자극을 준 선수를,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넣으며 믿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안치홍은 16일 광주 KIA전에서 6회 승기를 굳히는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오래간만에 기분을 냈다. 웃음을 되찾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숨을 돌릴 만한 경기였다.

▲ 점차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며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를 조준하고 있는 안치홍 ⓒ곽혜미 기자
▲ 점차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며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를 조준하고 있는 안치홍 ⓒ곽혜미 기자

안치홍도 지나간 성적표를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안다. 자포자기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다. 단지 결과가 나지 않았을 뿐인데, 하나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많은 것을 내려놨다는 안치홍은 “지금은 뭐 없는 것 같다. 내가 나가는 경기가 있고, 또 못 나가는 경기가 있을 것인데 나가게 되면 내가 최대한 팀을 살릴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나도 조금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것 말고는 지금 다른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면서 시즌 마지막을 담담하게 바라봤다.

물론 정규시즌 부진이 시즌 막판 몇 경기의 활약으로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또 다른 무대다. 한화는 이미 포스트시즌 복귀를 확정했고, 아직 선두 LG를 쫓고 있다. 설사 1위를 못 한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요한 게임들이 남아 있다. 김 감독은 그 무대에 안치홍이 해야 할 몫이 반드시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안치홍을 포기하지 않는다. 안치홍도 마찬가지다. 남은 경기에서라도 최대한 활약해 팬들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씻고 싶어 한다.

안치홍은 “팀원들이 진짜 고생하고 열심히 해줘서 이렇게 좋은 위치에 있는데 나도 진짜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엄청 큰 것 같다. 그렇지 못해서 정말 미안한 마음만 있었는데 그래도 정말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준다”면서 “편하게 하자 이런 얘기를 되게 많이 해주는데 그런 것에 동료로서 좀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1년 내내 따가웠던 뒤통수였다. 지금까지 과정은 또 그 과정대로 평가에 남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엔딩의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 안치홍은 지금껏 팬들과 동료들에게 졌던 빚을 갚고 싶어 한다 ⓒ한화이글스
▲ 안치홍은 지금껏 팬들과 동료들에게 졌던 빚을 갚고 싶어 한다 ⓒ한화이글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