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덴마크 미트윌란의 ‘코리안 듀오’ 조규성과 이한범이 유럽대항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첫 경기에서 소속팀은 무실점 완승으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고 두 선수는 나란히 선발로 나서 승리 주춧돌을 쌓았다.

미트윌란은 25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의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UEL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오스트리아의 강호 슈투름 그라츠를 2-0으로 제압했다. 

지난 시즌 같은 무대 첫 경기에서 호펜하임(독일)과 1-1로 비겨 조별리그 탈락 아쉬움을 맛본 미트윌란은 올해는 안방에서 확실히 달라진 면모로 16강행을 향한 첫발을 가볍게 뗐다.

국내 팬들 시선을 붙든 건 조규성과 이한범의 동반 선발이었다. 조규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이한범은 중앙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둘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팀이 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값진 승리를 만들어냈다.

▲ 부상에서 돌아와 점차 폼을 끌어올리고 있는 조규성은 이날 60분간 활발히 움직였다. 전반 40분엔 위협적인 헤더 슈팅으로 달아나는 골을 꾀했다. 다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연속골 행진은 이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으로 슈투름 그라츠 후방을 흔들었다. ⓒ 연합뉴스 / AFP
▲ 부상에서 돌아와 점차 폼을 끌어올리고 있는 조규성은 이날 60분간 활발히 움직였다. 전반 40분엔 위협적인 헤더 슈팅으로 달아나는 골을 꾀했다. 다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연속골 행진은 이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으로 슈투름 그라츠 후방을 흔들었다. ⓒ 연합뉴스 / AFP

미트윌란은 이른 선제골을 뽑았다. 초반부터 운이 따랐다.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프란쿨리노 디유가 차올린 볼이 문전 혼전 끝에 상대 골키퍼 몸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자책골이지만 이 골은 이번 시즌 UEL 리그 페이즈 1호 득점으로 기록됐다. 

분위기를 선점한 미트윌란은 안정적인 운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후반 42분 프리킥 기회에서 우스만 디아오가 헤더로 쐐기골을 뽑아 2-0 승리를 확정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점차 폼을 끌어올리고 있는 조규성은 이날 60분간 활발히 움직였다. 

전반 40분엔 위협적인 헤더 슈팅으로 달아나는 골을 꾀했다. 다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연속골 행진은 이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으로 슈투름 그라츠 후방을 흔들었다. 

이날 조규성은 패스 성공률 60%(9/15), 유효 슈팅 1회,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률 100%(1/1), 지상볼 경합 승률 100%(3/3), 공중볼 경합 승률 80%(4/5) 등 빼어난 수치로 적지 않은 존재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의미 깊은 건 486일 만에 선발 출장이란 사실이다. 

조규성이 마지막으로 선발로 뛴 건 지난해 5월 27일 실케보르전이었다. 이후 무릎 수술로 1년 넘게 재활한 그는 지난달 극적으로 복귀전을 치러 건재를 증명했다. 

실케보르전 뒤에도 교체로 꾸준히 출장 시간을 늘려왔고 최근 덴마크컵과 리그에서 연속골로 부활을 알렸다. 

지난 18일 올보르 BK전에서 1년 4개월 만에 골맛을 본 데 이어 직전 경기인 지난 21일 비보르전서도 교체로 나와 득점을 기록, 2경기 연속골을 작렬했다. 

이제는 UEL이란 굵직한 대회에서 486일 만에 스타팅 복귀까지 신고해 ‘완벽한 재기’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조규성이 전방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다면 후방에선 이한범이 버팀목이 됐다. 센터백으로 출장한 그는 풀타임을 뛰며 팀 무실점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안정적인 수비 리딩과 강한 대인 방어로 오스트리아 난적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해 '큰물'에서도 통할 재목임을 증명했다.

한국 팬들에겐 자국 공격수와 수비수가 한 팀에서 동반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단 점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올 경기였다.

▲ 조규성이 전방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다면 후방에선 이한범이 버팀목이 됐다. 센터백으로 출장한 그는 풀타임을 뛰며 팀 무실점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안정적인 수비 리딩과 강한 대인 방어로 오스트리아 난적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해 '큰물'에서도 통할 재목임을 증명했다. ⓒ 연합뉴스 / AFP
▲ 조규성이 전방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다면 후방에선 이한범이 버팀목이 됐다. 센터백으로 출장한 그는 풀타임을 뛰며 팀 무실점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안정적인 수비 리딩과 강한 대인 방어로 오스트리아 난적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해 '큰물'에서도 통할 재목임을 증명했다. ⓒ 연합뉴스 / AFP

이날 UEL 무대는 다른 태극전사 이름도 빛났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라이코 미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 셀틱(스코틀랜드) 맞대결은 1-1 무승부로 끝났다. 

이 경기는 즈베즈다 주전 풀백 설영우와 셀틱 조커 양현준 만남으로 국내 팬들 눈길을 끌었다. 

둘 모두 선발 출전해 분전했지만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설영우는 풀타임을 소화했고 양현준은 후반 23분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뛰는 '코리안 지단' 황인범(페예노르트)은 아쉽게 피치를 밟지 못했다. 

종아리 근육 부상에서 회복해 교체 명단엔 이름을 올렸으나 로빈 판페르시 감독 호출은 얻지 못했고 팀은 브라가(포르투갈) 원정에서 0-1로 고개를 떨궜다.

유럽파 활약상이 곳곳에서 포착된 올해 UEL 리그 페이즈 1차전은 한국 축구 '현재와 미래’를 더불어 보여줬다.

오랜 공백을 딛고 마침내 UEL 데뷔를 신고한 조규성 행보는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고 무실점 승리에 기여한 이한범 역시 든든했다. 설영우와 양현준 맞대결은 대표팀 내 '젊은 피들' 가능성을 드러냈고 황인범 또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려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음을 알렸다.

한때 유럽 무대에서 한국 선수 이름을 찾는 게 녹록잖던 시절도 있었다. 하나 지금은 다르다. 조규성과 이한범, 설영우, 양현준, 황인범까지. 상위 10대 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잡고 팀 중심으로 성장 중인 태극전사가 적지 않다. 이번 UEL 개막전은 한국 축구 위상이 완연한 하락 추세가 아님을 조용히 증명한 무대였다.

▲ 연합뉴스 / AP
▲ 연합뉴스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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