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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쇼트트랙 충격!" 최민정·김길리 모두 무너졌다…2000년생 괴물 역습에 '빙상 권력이동' 서막→올림픽 '0.02초 전쟁' 불붙었다

작성일: 2025.10.19 13:46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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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0.02초 차이가 메달 색을 갈라놓았다. 

빙판의 온도만큼 냉엄하다. 

한국 여자 대표팀이 장악해온 세계 쇼트트랙 '질서'가 2000년생 캐나다 스케이터 등장으로 흔들리고 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은 19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 여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분28초165의 기록으로 코트니 사로(캐나다·1분27초896)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밟았다.

단 0.0269초 차이였다. 이 미세한 간극이 쇼트트랙 여자부 세대 구도를 흔들었다.

▲ 연합뉴스 / AP
▲ 연합뉴스 / AP

최민정은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체력을 안배하며 기회를 엿봤다. 4~5위권을 유지했다.

결승선을 5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냈다.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선두 사로에게 승부를 걸었다.

하나 사로는 예상 밖 ‘변칙 주행’으로 대응했다.

수성 대신 공세를 택했다. 2바퀴를 남기고 속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한국이 자랑하던 ‘후반 추월 공식’을 캐나다 신성이 완벽히 재현했다. 

최민정은 마지막 바퀴서도 사로와 거리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시상대 둘째 칸에 발을 디뎠다.

개인전에서 아쉬움은 단체전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여자 3000m 계주 결승서도 사로의 캐나다를 넘지 못했다. 

한국은 최민정-김길리(성남시청)-노도희(화성시청)-심석희(서울시청)로 진용을 꾸렸다.

일주일 전 같은 장소에서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단체전 멤버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엔딩이 다르게 흘렀다.

레이스는 일찌감치 한국과 캐나다, 2파전 양상으로 압축됐다.

결승선 8바퀴를 앞두고 3위를 달리던 네덜란드가 넘어져 이탈했다.

한국은 결승선 6바퀴를 남기고 김길리가 캐나다 선수를 제쳐 선두로 올라섰다. 배턴을 이어받은 심석희 역시 안정적으로 순위를 지켜냈다.

그런데 마지막 두 바퀴에서 서열이 뒤집혔다.

레이스 최후의 두 바퀴를 책임지는 2번 주자 최민정이 얼음을 지치는 순간 사로가 매섭게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한국 특유의 '슬립스트림’ 전술을 예측한 듯 사로는 살짝 외곽을 도는 기미를 보이다 순간적으로 안쪽을 두들겨 최민정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마지막 코너를 돌아나갈 때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역전승을 이룬 사로와 동료들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안방에서 환호했다.

한국은 4분7초517, 캐나다는 4분7초341로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한국의 0.176초 차 패배였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사로 약진이 눈부셨다. 2000년생인 그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한국과 네덜란드세에 고전하던 스케이터였다.

캐나다 국가대표로 뛰었지만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하나 그로부터 2년 8개월여가 흐른 지금 세계 빙상계 신흥 강자로 우뚝 선 분위기다.

올 시즌 월드투어에서만 금메달 4개를 쓸어 담았다. 포효할 때마다 2위 주자가 한국 선수인 점이 눈에 띈다.

월드투어 1차 대회 여자 1000m, 1500m에서 모두 김길리를 따돌리고 웃었다.

이번 2차 대회에선 최민정을 제물로 삼았다. 1000m와 3000m 계주에서 두 차례나 한국 간판을 누르고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 캐나다 국가(國歌)를 울리게 했다.

특히 3000m 계주에선 최민정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 강렬한 인상까지 남겼다.

한국으로선 '사로 경계령'이 발동한 양상이다. 

태극전사가 강세를 보이는 중장거리 종목에서 메달을 휩쓰는 탓이다. 내년 2월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예기찮은 두통거리가 생겼다.

다만 최민정은 의연했다.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월드투어에서 다양한 작전을 실험하는 중이다. (은메달이란)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며 "3~4차 대회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귀띔했다.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과정 자체를 훈련으로 여긴다는 뉘앙스다. 레이스 중반 인코스 방어 시뮬레이션과 계주에서 교대 구간 타이밍 테스트 등 월드투어를 동계올림픽 선전을 위한 '실험실'로 삼는 모양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날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침묵했다. 

황대헌(강원도청)은 전통의 취약 종목인 남자 500m 준준결선에서 쑨룽(중국)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를 받고 쓴잔을 마셨다. 

신동민(고려대) 역시 패자부활전에서 호주 브렌던 코리를 팔로 밀어 옐로카드(YC)를 받고 실격됐다.

차세대 간판 임종언(노원고)은 2차 예선에서 일찌감치 낙마했다. 이날 500m에선 스케이트화를 신지 못했다.

주 종목인 1500m에서도 고개를 떨궜다. 

임종언은 준결승 3조에서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마지막 바퀴 코너 구간에서 무리한 인코스 추월을 시도하다 반칙 판정을 받았다.

임종언-황대헌-신동민-이정민(성남시청)이 짝을 이룬 5000m 계주 또한 준결승 2조에서 캐나다와 네덜란드에 밀려 파이널 B로 떨어졌다.

밀라노의 시계는 천천히 돌아간다. 월드투어 3~4차 대회는 캐나다 밖에서 열린다. 홈 링크를 벗어난 사로가 자국에서 뽐낸 경기력을 보존할지 아니면 최민정을 필두로 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네덜란드와 2파전 양상을 재현할지가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로 급부상은 위협이지만 동시에 자극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에 씩씩한 도전자가 빙판 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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