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사실 외형만 외국인 선수일 뿐 팀의 프랜차이즈 에이스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가 5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의 영광을 안았다. 이는 외국인 투수로는 공동 1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두산은 지난 23일 오후 “오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 니퍼트가 선발로 나선다”라고 밝혔다. 2011년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서 맹활약한 니퍼트는 5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역대 개막전 선발 투수 최다 연속 등판 기록은 장호연(전 OB), 정민태(전 현대), 송진우(전 한화)의 6년 연속 개막 선발 등판이다. 이에 버금가는 기록을 세우며 팀의 신뢰를 증명한 니퍼트다.

외국인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이는 공동 1위 기록. 2007년 22승 대기록을 세웠으나 이듬해 야쿠르트에서 금지약물 복용으로 한순간에 이미지 추락을 맛본 다니엘 리오스가 2003~2007년 5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 기록을 세웠다. 2003~2005시즌은 KIA에서 2006, 2007시즌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세운 기록이다. 따라서 외국인 투수 단일팀 최다 연속 개막 선발 등판 주인공은 니퍼트임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니퍼트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107경기 52승27패1홀드 평균자책점 3.25. 4년 간 매년 10승 이상을 거두는 동시에 부상이 아닌 이상 자신이 나선 경기는 최대한 책임지는 이닝이터로도 자리를 굳혔다. 2013시즌 어깨 부상으로 인해 118이닝 소화에 그쳤으나 이는 당시 그를 아끼던 김진욱 당시 감독의 배려가 있었다. 당장의 성적보다 그만큼 니퍼트를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 이미 니퍼트는 두산 투수진을 상징하는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사실 니퍼트의 개막전 선발 등판 여부는 불확실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우측 골반 통증으로 인해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을 걸렀기 때문. 그러나 선수 본인이 개막전 선발 등판 의지를 꺾지 않아 5년 연속 개막 선발 등판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선수의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5선발 이현승이 손가락 미세골절로 전열 이탈한 가운데 자신마저 개막 로테이션을 거를 수 없다는 마음도 담겼다.



베어스 역사로 봤을 때도 이미 역사를 쓰고 있는 니퍼트다. 앞서 언급한 장호연이 1985~1990년 6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 기록을 세웠고 그 다음 기록이 니퍼트의 5년 연속 선발 등판이다. 베어스 선발 사상 4년 연속 10승 기록도 김상진 현 SK 코치(1991~1995년) 이후 두 번째 기록. 올 시즌도 10승 이상을 거둔다면 니퍼트는 베어스 연속 10승 최장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단순히 실력만으로 5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과 연속 재계약을 할 수는 없다. 2011시즌 최종전인 10월6일 목동 넥센전(7이닝 6피안타 무실점)에서 15승을 거둔 뒤 니퍼트는 경기 후 눈물을 보인 바 있다. 시즌 종료 전 에이전트사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일본 요미우리로의 이적을 권유해 다음 시즌 두산에서의 활약이 불투명한 시점에서 등판했던 니퍼트. 승리를 거둔 뒤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 뒤 갑작스레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하는 입장에서 당황하기도 했으나 그만큼 인간적인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에 왔다. 그런데 동료들도 날 따뜻하게 대해줬고 팬들도 많은 사랑을 주셨다. 그 마음은 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니퍼트는 이미 이전부터 이닝 교대 시 마지막에 들어오는 야수까지 하이파이브를 한 뒤 함께 덕아웃으로 향하는 투수였다. 그리고 2012시즌에는 스캇 프록터와 함께 선수단 내규를 어길 시 자신도 벌금을 내겠다고 자청하는 특별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

“가족들이 한국에 올 때 특히 딸이 한국을 굉장히 좋아한다. 항상 '아빠가 있는 곳이라 제일 좋다'라며 내게 매달리는 데 내가 어떻게 한국을 안 좋아할 수 있을까. 동료들도 팬 분들도 날 배려하고 또 아낌없이 성원을 보낸다. 한국. 그리고 우리 두산은 내게 고마운 곳이다.” 니퍼트는 2015년 또 다른 역사를 쓰기 위해 준비한다.

[사진] 장비를 함께 옮기는 니퍼트 ⓒ 두산 베어스

[영상] 삼성 킬러 니퍼트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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