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에이스 박세웅. 잘하고 있지만 그의 경력과 나이를 생각했을 때 롯데가 그의 어깨에 올리는 짐 무게가 너무 무겁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박성윤 기자] "팀이 연패에 빠져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내가 등판해야 해 솔직히 부담감도 있었다.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내가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1995년생.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해 올해로 KBO 리그 1군 데뷔 3년째인 선발투수가 1982년 태어난 KBO 리그 원년 구단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 이야기다.

박세웅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고 팀 10-2 완승을 이끌었다. 박세웅은 시즌 8승(2패)을 챙겨 개인 한 시즌 최다 승리를 개막 후 13경기 만에 얻었다.

승리 후 박세웅은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무조건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만 21세 선수가 자신보다 13살 많은 구단 대부분 짐을 자기 어깨에 올리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을 보면 박세웅이 투수진 리더라고 볼 수 있다.

박세웅은 올 시즌 80이닝을 13경기에서 던졌다. 롯데 선발투수가 67경기에서 총 342⅔이닝을 마운드에서 지켰는데 박세웅이 23.35%를 홀로 지켰다. 5인 로테이션이 돌면서 20%씩만 이닝을 지켜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박세웅을 제외하고 선발로 1경기라도 나선 투수 8명이다. 롯데 선발투수가 던진 이닝 76.65%를 8명이 나눠서 책임졌다.

롯데는 20일 승리로 30승 고지에 올랐다. 박세웅은 8승을 올렸다. 30승에서 박세웅 승리가 27%다. 이닝과 승리를 제외하고 평균자책점에서도 박세웅은 팀 내에서 압도적이다. 1.82를 기록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 임기영, 1.87인 kt 위즈 라이언 피어밴드에 이어 2.03으로 리그 전체 3위다. KBO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라고 부를 수 있는 KIA 헥터 노에시,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보다 평균자책점이 낮다.

박세웅이 롯데 중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박세웅 실력이 일취월장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심에 서야만 했던 이유도 있다. 외국인 선발투수들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세웅 데뷔 시즌 때 함께 KBO 리그에 데뷔한 브룩스 레일리는 13경기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5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올 시즌 무실점 경기는 단 한번이다.

레일리보다 더 문제가 있는 쪽은 닉 애디튼이다. 원래 롯데는 레일리와 파커 마켈로 시즌을 치르려 했으나 개막 직전에 실력과 개인적인 문제가 있어 마켈을 방출했다. 그래서 선택한 투수가 애디튼. 늦게 합류한 애디튼은 11경기에서 2승 7패 평균자책점 7.53을 기록했다. 롯데는 결국 애디튼 보직을 바꿨고 20일 경기에서 불펜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롯데 선수 구성을 봤을 때 경험이 부족한 예비 선발투수들이 많다. 꾸준히 마운드에 올려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어린 선발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면 최소한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버텨야 한다. 그래야 4, 5선발로 어린 선수들을 돌릴 수 있다.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해야 하는 일을 박세웅이 하는 것이 롯데 현실이다. 박세웅을 '소년 가장'이라고 칭찬할 수도 있다. 리그 빛이 될 수 있는 오른손 선발투수가 이제는 잘 자랐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만 21세 투수 어깨에 올려진 짐들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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