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듀스101 시즌2' 안준영 PD. 제공|Mnet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프로듀스101 시즌2’은 오디션 서바이벌이었다. 하지만 연습생들에게는 데뷔라는 꿈에 다가가기 위한 간절한 기회였고,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의 안준영 PD는 최근 서울 상암동 CJ E&M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 16일 종영한 ‘프로듀스101 시즌2’는 국내 여러 기획사에서 모인 남자 연습생들이 참가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대중이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데뷔 멤버들을 발탁하고 콘셉트와 데뷔곡, 그룹명 등을 직접 정하는 국민 보이그룹 육성 프로그램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마지막회는 평균 5.2%, 최고 5.7%(닐슨 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시즌2의 최고 시청률은 물론 시즌1의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비드라마 부문에서 11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프로듀스101 시즌2’는 말 그대로 ‘대박’났다. 이와 관련 안준영 PD는 “운이 좋았다. 이 세상 모든 PD들이 열심히 일한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후회가 없는 게 중요하다. 이 프로그램이 잘 돼서 기쁘다기보다 애들이 잘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슬쩍 인센티브에 대해 묻자 “아직 없다”며 “다른 제안도 없더라”고 말했다.

안준영 PD는 ‘프로듀스101 시즌2’의 성공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인터뷰를 하면서 체감하고 있다”며 “마지막회 시청률은 5%가 넘었지만 시즌1보다는 시청률 지표가 낮았다. 개인적으로 저는 프로그램 하는 동안 회사에만 있었다. 인기에 ‘프로듀스101 시즌2’의 인기에 대해 직접 느끼지는 못했다. CPI 지수, 화제성 지수에서 11주 연속 1등이라고 하는데, 제가 MBC ‘무한도전’을 좋아한다. ‘무한도전’은 이슈가 되든 안 되든 항상 1등이지 않나. ‘프로듀스101 시즌2’는 논란 때문에 1등을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걱정이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그는 남자 연습생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고. 안준영 PD는 “실제로 연습생 친구들이 상처 받는 걸 지켜봤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썼다. 우리 프로그램이 화제성 1위다. 축하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밖에 안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프로듀스101 시즌2’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안준영 PD는 “아이돌을 잘 몰랐기에 가능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제가 아이돌을 잘 몰랐다. 그래서 저도 좋아할 수 있는 제 또래가 좋아할 수 있는 혹은 그 이상인 40~50대도 좋아할 수 있는 아이돌이 나오려면 어떨까 싶어서 많이 공부했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잘 된 것 같다. 아이돌을 너무 많이 알았으면 더 잘 될 수도 있었을 수도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몰라서 오히려 성공했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안준영 PD는 시즌2 연출을 하기 싫어 6개월 동안 도망 다녔다고. 그만큼 ‘프로듀스101’은 쉽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시즌1에 참여했기에 누구보다 어려움을 잘 알았을 터. 안준영 PD는 “불구덩이에서 도망쳤는데, 월급쟁이다보니 하게 됐다”며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프로듀스101 시즌2’에 합류하게 됐다고 했다. 

‘프로듀스101 시즌2’를 하는 동안 그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렸다. 하지만 안준영 PD는 “아이들이 잘 되는 걸 보면 감사하다. 진심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계속해서 “프로그램 하는 동안 잠을 하루에 세 시간 네 시간 잔다. 내가 죽어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압박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안 하고 싶다. 다른 것보다 연습생 아이들이 잘돼야 하는데 잘 못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컸다. 대중에게 사랑 받지 못할까봐 두려웠다. 논란은 큰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논란은 있을 수도 있다. 제가 욕을 먹는 건 걱정하지 않았다. 물론 제가 욕을 먹으면 주변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건 싫었지만, 제가 ‘욕받이’가 되는 건 괜찮다. 애들이 잘 되면 괜찮다. 욕도 먹고 아이들이 잘 안됐다면 나락에 빠졌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프로듀스101시즌2' 이석훈-신유미-가희-보아-권재승-치타-던밀스. 제공|Mnet

안준영 PD는 ‘프로듀스101 시즌2’에 대해 “우리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신인 개발팀, 프로젝트로 보고 있었다. 연습생 친구들과 트레이너 선생님, 국민프로듀서 대표와 함께 아이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거기에 국민프로듀서들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에 관심과 애정을 줬기에 이 프로그램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을 떠나 연습생들을 사랑하는 팬들이 없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실패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 지표와 상관없이 많은 국민 프로듀스들이 애정과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프로듀스101’을 오디션 서바이벌로 생각한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성장 리얼리티로 봤다. 얼마만큼 통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떨어지기 때문에 오디션 성향이 강하지만 저는 연습생 성장 리얼리티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연습생들이 ‘프로듀스101 시즌2’를 촬영하면서 실력이 성장했다. 안준영 PD는 국민 프로듀서 보아와 보컬 트레이너 SG워너비 이석훈, YG 트레이너 신유미, 댄스 트레이너 가희와 전(前) JYP-큐브 안무가 권재승, 랩 트레이너 래퍼 치타와 던밀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남자 연습생 중에 데뷔조는 없었다. 각 기획사에서 대부분 연습생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아이들이 많았다”며 “트레이너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다들 방송을 하려고 안했다. 진짜 선생님이 되어줘서 감사드린다. 방송을 찍는 게 아니라 연습생들의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대했다. 스케줄 때문에 못 오신 날도 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들려서 아이들을 봐줬다. 애들 연습 영상을 찍어서 보내드리면 피드백을 줬다. 그래서 아이들이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래서였을까. 많은 연습생들의 불만사항도 ‘합숙’에 관련된 것이었다고. 안준영 PD는 “아이들의 불만을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아이들 대부분이 계속 합숙을 시켜달라고 했다. 그만큼 함께 하는 게 좋았던 것 같다. 계속 춤출 수 있고 노래에 집중할 수 있고,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이랑 함께 해서 즐거웠던 것 같다. 제작비나 여러 가지 문제로 합숙 기간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그런 말들을 많이 해서 애로사항이 있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